기재부 압박에 하루 만에 말 바꾼 환경부 [관가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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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오후 6시30분께 환경부는 예정에 없던 보도 해명자료를 냈다.
정부는 올해 전기차 가격 인하에 비례한 구매보조금 추가 지급 추진방안을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서 확정했다는 내용이었다.
결국 환경부는 기사가 보도된 다음 날인 지난 9일에 전기차 가격 인하에 비례한 구매보조금 추가 지급 추진방안을 확정했다는 보도 해명자료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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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오후 6시30분께 환경부는 예정에 없던 보도 해명자료를 냈다. 정부는 올해 전기차 가격 인하에 비례한 구매보조금 추가 지급 추진방안을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서 확정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지급수준·시기 등 구체적 시행 방안은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확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무슨 얘기일까. 기획재정부는 지난 4일 올해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여기엔 올해 정부가 자동차 업계의 전기차 가격 인하 금액에 비례해 소비자에게 구매 보조금을 추가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이다.
통상 경제정책방향에 담기는 과제는 사전에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조율된 내용이 담긴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주무 부처인 환경부 얘기는 달랐다. 환경부 관계자는 “확정된 정책이 아니다”며 손사래를 쳤다. 기재부는 한발 더 나아가 ‘추가 보조금의 지급 수준’에 대해서도 경제정책방향에 담았다. 지난해 9~12월 한시적으로 도입한 전기차 보조금 추가 지급 조치를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것마저도 환경부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했다.
특히 환경부는 기재부가 발표한 추가 보조금 지급 정책이 마치 확정된 것처럼 알려지면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 시점을 더 늦출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맞는 얘기다. 한때 대세로 떠올랐던 전기차 시장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빠르게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가 내수 소비를 빠른 시일 내 활성화해야 한다는 조바심 탓에 부처 간 협의도 되지 않은 설익은 정책을 섣불리 발표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본지는 이 같은 내용을 앞세워 지난 8일 ‘설익은 정책으로 전기車 소비자 혼란만 야기한 정부’라는 기사를 썼다.
본지 가판 보도가 나간 직후 환경부 관계자로부터 일제히 읍소의 전화가 걸려 왔다. 세제와 예산을 주무르는 기재부에 이른바 ‘찍힐 것’을 우려한 것이다. 실제로 본지 보도 후 기재부 관계자들은 환경부에 전화를 걸어 기사가 나간 배경에 대해 따져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환경부는 기사가 보도된 다음 날인 지난 9일에 전기차 가격 인하에 비례한 구매보조금 추가 지급 추진방안을 확정했다는 보도 해명자료를 냈다. 확정된 정책이 아니라는 기존 입장에서 하루 만에 선회한 것이다. 이와 관련, 기재부는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내수 소비를 활성화하겠다는 기재부의 조바심도 이해는 간다”면서도 “다른 부처에 대한 기재부의 이런 압박이 계속되면 향후 협업 과정에서도 적잖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용/강경민/곽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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