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영어 판박이 논란에 교육부 "사교육 모의고사도 검토"

2023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 23번. 사진=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재작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영역 문항이 사설 모의고사 문제와의 '판박이 논란'이 일자, 교육부가 사교육업체의 모의고사를 입수, 수능 문항과의 유사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10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 EBS,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함께 '사교육 카르텔 긴급 점검 회의'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

앞서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지문은 사설 모의고사 지문과 한 문장을 제외하고 동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넛지'의 저자인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출간한 'Too Much Information'에서 발췌됐다.

감사원은 현재 해당 지문이 수능, 사설 모의고사 문제집, EBS 수능 교재 감수본 등 3곳에 중복 출제된 경위 등을 감사 중이다.

교육부, EBS, 평가원은 이에 대해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되는 상황이 발생했다는데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교육 강사와 현직 교사 간 문제 거래 원천 차단, EBS 교재 집필·감수진의 사교육 유착 방지, 수능 출제 및 이의신청 처리 방식 등 개선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교육부는 특히 '교원 겸직허가 가이드라인'이 현장에 안착되도록 연수 및 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 등을 통해 접수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조치해 나갈 계획이다.

교육부, EBS,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 EBS 교재, 사교육 업체의 모의고사 활용 경로 등을 밝히기 위해 감사원 감사, 경찰 수사 등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며 "이를 쇄신의 기회로 삼아, 재발 방지 및 수능 출제 공정성 강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 마련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교육 카르텔 대응 등을 위한 긴밀한 실무 협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향후 재발을 방지하고 수능 출제 등의 공정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