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지직 갈까 아프리카 갈까” 뜨거워진 스트리머 영입전

IT조선 이선율 기자 2024. 1. 1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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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한국 철수 ‘트위치’ 빈자리 놓고
네이버 ‘치지직’ vs 아프리카TV 2파전

2월 말 한국을 떠나는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의 빈자리를 놓고 한국 스트리밍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 시장은 네이버가 새롭게 선보이는 ‘치지직’과 아프리카TV간 2파전 구도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이용자수 확보가 중대 과제로 떠오르면서 양사는 흥행을 좌우하는 인기 스트리머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네이버 치지직과 아프리카TV 로고.

인기 스트리머 잡는 서비스가 승자

10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스트리밍 강자는 MAU(월간활성이용자수) 216만명을 갖춘 트위치다. 그 뒤를 아프리카TV(189만94명)가 쫒고 있다.

하지만 조만간 시장은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 절대 강자일 것만 같던 트위치가 한국에서 철수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한민국 최대 강자인 네이버가 스트리밍 시장에 진출한다. 아프리카TV가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 지난해 12월 19일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치지직의 DAU(일일활성이용자수)는 서비스 시작일부터 이달 6일까지 평균 35만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아프리카TV는 평균 63만명 수준으로 불과 한달만에 아프리카TV의 절반 수준이 된 셈이다. 치지직의 MAU 역시 지난달 99만2422명을 기록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네이버가 서비스를 개시한지 한달도 안된 점을 감안하면 두 회사간 경쟁 구도를 중심으로 올해 국내 스트리밍 시장이 양분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양 측은 인기 스트리머를 두고 치열한 영입전을 펼치고 있다. 유명 스트리머의 확보가 서비스 인기의 척도가 될 뿐 아니라 수익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일례로 트위치 최고 스트리머 ‘우왁굳’이 아프리카TV로 이전할 생각이 있다고 말하자 아프리카TV 주식은 급상승했다. 또 6일에는 그가 아프리카TV로 이전을 확정하자 아프리카TV 주가는 15.96% 상승해 9만 8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새롭게 전개하는 사업의 인지도와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선 시그니처 스트리머가 필요하다. 대형 스트리머가 플랫폼을 이전하면 동일 크루에 속하거나 친분이 있는 스트리머도 함께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현재 트위치 1위 스트리머 우왁굳과 그가 기획한 버츄얼 걸그룹 이세계아이돌은 아프리카TV로 다음 행선지로 택했다. 네이버 치지직에는 트위치와 유튜브 양대 플랫폼에서 인기 게임 스트리머로 꼽히는 풍월량을 비롯해 양띵크루, 한동숙, 서새봄, 따효니, 룩삼 등이 이전을 결정했다.

아프리카TV 이벤트 관련 화면 갈무리.

아프리카TV, 노하우 토대로 대대적 서비스 개편 나서

아프리카TV는 국내 원조 1인 방송 플랫폼으로서 오랜 기간 노하우를 축적해온 만큼 그간 문제로 지적된 부분을 보다 달라진 모습으로 이용자 모객에 나섰다.

최근 아프리카TV는 트위치 이용자들이 갈아타기 쉽게 ‘트위치 웰컴’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트위치 웰컴’은 트위치와의 파트너십 프로그램으로 로그인 연동을 비롯해 구독자 및 팔로잉 정보 연결 등을 지원한다. 또 구독과 팔로우를 연결시 BJ에게 구독 선물권, 유저에게는 퀵뷰플러스 8일권 등의 혜택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수익모델의 경우 아프리카TV도 트위치와 동일하게 광고 수익을 BJ에게 나누고 있다.

화질에 있어선 현재 1080p는 전체 BJ들이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며 플랫폼 내 일부 게임 스트리머를 대상으로 해상도 1400p, 1만6000kbps 비트레이트 방송 권한을 부여해 시범 운영을 하고 있다.

망 사용료 절감 기술인 ‘그리드 시스템’은 이어나가고 있다. 그리드란 아프리카 유저의 PC에서 CPU와 데이터 자원을 사용해 아프리카 서버가 감당해야할 트래픽을 사용자에게 부과하는 것으로 이용자들 사이에선 반감을 일으키는 시스템 중 하나로 꼽힌다. 아프리카TV는 트위치와 다르게 유저들이 720p 이상 고화질로 방송을 보려면 그리드 기반 전송 프로그램을 설치해야한다. 다만 일반 화질 콘텐츠는 고화질 스트리머를 설치하지 않고도 자유롭게 시청 가능하다. 아프리카TV는 오랜 기간 라이브 스트리밍을 운영해온 만큼 국내 유저의 환경에 무리가 가지 않는 한에서 P2P 그리드 기술을 사용 중이라고 강조했다.

또 올해 상반기중으로 ‘숲’ 런칭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의 이미지를 심어줘 변화를 꾀하기 위한 것으로 이를 위해 대대적인 서비스 개편에 나서고 있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글로벌 플랫폼 숲(SOOP)으로 서비스명 및 사명으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트위치 스트리머들이 보다 쉽게 아프리카TV 플랫폼에 적응 하고 기존 BJ들과 융화되도록 도울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네이버 치지직의 구독기간 이어가기 이벤트 화면 갈무리.

네이버 치지직, 서비스 연계 편의성 무기로 접근

12월부터 베타버전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고 있는 네이버는 서비스 안전성, 네이버 생태계와 연계한 편의성 강화 등을 치지직 서비스의 무기로 내세웠다.

우선 이용자 유치를 위해 다음달 13일까지 ‘구독기간 이어가기’ 이벤트를 펼쳐 트위치 구독 승계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트위치 스트리머와 시청자가 기존 활용하던 정보를 치지직에도 그대로 이어쓸 수 있게 한 제도다. 또 스트리머는 트위치에서 구독자 이모티콘 및 배지를 치지직 스튜디오에 불러올 수 있고 원하면 활동을 제한했던 시청자 리스트도 가져올 수 있다. 시청자들 또한 팔로우하던 트위치 스트리머들을 치지직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고, 트위치 구독 기간까지 합산할 수 있다. 네이버는 구독, 후원 등을 시작으로 향후에는 다양한 수익모델을 검토하고 있다.

네이버는 인기 스트리머 유치 전략에 대해 “스트리밍 서비스 본연의 품질을 고도화하는 것은 물론, 향후 네이버의 타 서비스들과의 연계점으로 치지직만의 차별화된 크리에이터 스트리밍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화질에 있어서 치지직은 현재 최대 1080p 60프레임급 고화질 서비스와 다시보기 서비스, TTS 보이스 후원 등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향후 정식 출시 시점엔 1440p 수준 화질을 기본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드 시스템과 관련해선 네이버는 “고화질에 한 해 그리드 시스템에 대해 장기적인 검토 중이기는 하지만,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치지직 정식 출시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네이버는 숏폼 서비스 클립 등과 같은 자사 서비스에 AI 기술을 입혀 크리에이터 편의 기능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서비스 고도화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IT조선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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