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빨리 출국하는 배지환, 2024시즌 열쇠는 ‘공격력’
미국프로야구(MLB) 피츠버그에서 뛰는 배지환(25)은 2018년 경북고 졸업 후 곧장 미국행을 택한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차근차근 마이너리그 계단을 올라간 그는 2022년 마침내 빅리그 무대를 밟았고, 10경기 타율 0.333, 6타점, 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29를 기록,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배지환은 빅리그 2년 차였던 2023시즌, 자신의 강점을 보여준 동시에 약점도 노출한 한 해를 보냈다. 그의 가장 큰 강점은 내·외야 수비가 모두 가능한 것이었다. 배지환은 지난해 2루수로 465.1이닝, 중견수로 336.2이닝, 유격수로 24이닝을 소화했다. 간혹 실책을 저지르며 불안한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내·외야를 오갈 수 있다는 장점은 그의 확실한 무기 중 하나였다. 주력에도 강점을 지닌 그는 111경기에서 도루 24개를 기록하며 팀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러나 타석에서는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5월 한 달 타율 0.304를 기록하며 반짝였던 적이 있지만, 점점 내림세를 보이다가 7월에는 발목 부상으로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후 반등하지 못한 배지환의 최종 성적은 타율 0.231, 2홈런, 32타점, OPS 0.607에 그쳤다.
현지 매체도 지난해 주춤한 그의 공격력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MLB닷컴은 최근 피츠버그의 2024시즌을 전망하는 기사에서 배지환이 리오버 페게로와 닉 곤살레스 등과 주전 2루수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빠른 발이 장점인 배지환은 2루수뿐 아니라 유격수로도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면서도 올 시즌 개막 전까지 선발 수준에 맞는 공격력을 갖출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달았다.
이 같은 평가를 잘 알고 있는 배지환은 지난해 10월 귀국 후 휴식을 취하는 와중에도 부산에서 꾸준히 개인 운동을 하며 몸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빠른 11일, 미국으로 출국해 본격적으로 다음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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