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수술 후 8개월···소형준 “그저 그런 투수로 남지 않아야 된다는 생각만 한다”[스경x인터뷰]
프로야구 KT 우완 소형준(23)은 요즘 트레이닝 센터를 세 군데 다닌다. 마치 학원 여러 개를 다니는 아이들처럼, 재활 운동 센터, 퍼포먼스 트레이닝 센터, 그리고 마사지 치료 센터를 교차해 다니며 오로지 팔꿈치 재활과 기능 회복에 전념하고 있다.
지난해 5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소형준은 지금 재활 중이다. 회복에 1년 이상은 걸린다는 어려운 수술 뒤, 더 어렵다는 긴 재활의 터널을 처음으로 지나고 있다. 그러나 성격대로 차분하게, 향후 몇 년 동안 결정될 자신의 야구 인생을 생각하며 잘 소화하고 있다.
소형준은 10일 기자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재활이 지루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제 격한 운동도 할 수 있게 되면서 다니는 곳을 추가했다. 센터를 세 군데 다니다보니 재활의 지루함을 느끼지는 않고 있다. 어깨도 지쳤었고 보강운동 하니 좋아지는 게 느껴진다. 팔은 다 회복돼서 지금 공 던지는 것 빼고는 다 정상이다. 11월부터 섀도 피칭에 들어가 지금 캐치볼은 시작했다”고 회복 상황을 소개했다.
2020년 입단하자마자 선발 자리를 꿰차고 13승 6패 평균자책 3.86을 기록, 압도적 신인왕을 수상한 소형준은 꾸준히 달렸다. 3년차였던 2022년 다시 13승(6패)을 거두고 평균자책 3.05의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4년차였던 지난해 출발선에서 팔꿈치 인대가 파열됐다. 처음으로 큰 부상을 당해 장시간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
수술받은 지 8개월, 오는 6월 복귀를 목표로 하는 소형준은 새해의 시작과 함께 이제 조금씩 복귀를 위한 ‘마인드 세팅’도 시작한 듯 보인다. 소형준은 “공을 던지기 시작하면서 요즘은 ‘복귀해서 어떻게 던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지쳤던 몸과 마음은 많이 회복했기 때문에 다시 던지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하다. 인대를 새로 갈아끼운 거라 걱정도 되고, 걱정 반 설렘 반의 상태”라고 했다.
부상 전과는 다른, 새로운 마음가짐을 다지고 있다. 소형준은 “전에는 (고)영표 형, (배)제성이 형과 같이 선발로 뛰면서 앞에서 잘 던지면 ‘나도 잘 해야지’ 하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그런 경쟁 외에 나 자신이 한 단계 ‘스텝업’ 해야 될 시점이라 생각한다. 스스로와 경쟁하고 성장해 나가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소형준이 처음으로 멈춰선 지난 시즌은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등 많은 것들이 걸려 있었다. 스스로 야구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되리라 생각했던 시즌이라 아쉬움은 더 컸지만 소형준은 지금 앞만 본다. 소형준이 잠깐 멈춘 그 짧은 시간 사이에, KBO리그의 선발 경쟁은 많이 달라졌다. 후배 문동주가 지난해 단숨에 올라섰고, 국가대표에서도 문동주(한화)를 비롯해 이의리(KIA), 곽빈(두산), 원태인(삼성) 등이 자리잡으면서 리그의 새 세대 선발 투수들이 그룹을 형성했다. 돋보이는 젊은 선발 투수가 거의 없고 소형준이 신인왕 수상 이후 앞서가던 때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이렇게 된 이상, 복귀해서 그저 그런 평범한 투수로 남아서는 안 된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소형준은 “비슷한 나이대 선발들이 많이 나오는 것을 보고 나도 뒤처지지 않게 잘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그저 그런 선수로 남게 될 것 같다. 부상 전과 비슷한 모습으로 복귀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중간에 복귀하는 올해는 적응기가 되더라도 정말 2025년부터는 내가 보여주지 않으면 특별한 선수가 될 수 없을 것 같다. 지금 선발들과 비교해 임팩트가 떨어지지 않도록, 스스로에게 엄격하게 판단하고 발전하도록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형준은 현재 KT를 강팀으로 올려놓은 원동력이자 팀의 상징이 된 ‘강한 선발진’의 핵심 투수다. 2020년 소형준이 입단하고, 고영표가 군 복무를 마쳐 합류하고, 불펜 자원이던 배제성이 선발로 전환하면서 KT는 첫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고 이듬해 우승까지 차지했다. 지난해 준우승 뒤 다시 우승 도전을 꿈꾸는 KT에 있어서도 6월을 목표로 하고 있는 소형준의 멋진 복귀는 올해 매우 중요한 과제다.
소형준은 15일이면 필리핀으로, KT 재활조 선수들과 함께 재활 훈련을 떠난다. 따뜻한 곳에서 공을 던지면서 좀 더 본격적으로 복귀를 위한 준비 초기 단계로 돌입하기 위해서다. 2월10일 필리핀에서 돌아온 뒤에는 KT의 스프링캠프로 합류할 계획을 잡고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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