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과상식’ 3인 탈당···총선 앞두고 민주당 분열 본격화
더불어민주당 비주류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 소속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이 10일 탈당했다. 이재명 대표 체제로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제3지대 개혁대연합을 제안했다. 11일에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탈당한다.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분열이 본격화하고 있다. 탈당한 세 의원은 오는 12일쯤 정의당 탈당파, 이 전 대표 등과 함께 신당 창당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3명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토론과 설득이 없는 당 문화, 선거제 약속을 지키지 않는 이 대표 태도, 양당정치 폐해와 다당제 필요성을 언급하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지금 이재명 체제로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지 못한다”며 “윤석열 정권을 반대하는 민심이 60%지만 민주당을 향한 민심은 그 절반밖에 안 된다”고 밝혔다. 또 “3총리(김부겸·정세균·이낙연 전 총리)께서 진심 어린 충고를 했지만 (이 대표는) 어떤 진정성 있는 반응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대표의) 선거법 문제를 대하는 태도에는 절망했다”며 “약속을 선거 유불리를 이유로 뒤집는다면 정치적 신의는 바닥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세 의원은 “전체주의적 기득권 양당제로는 변화된 한국 사회와 시민 의식을 담아내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이제는 다당제 민주주의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탈당을 선언한 세 의원은 제3지대 개혁대연합을 제안했다. 이들은 “자기 기득권을 내려놓을 각오가 되어있다면 모든 세력과 연대·연합할 것”이라며 “원칙과 상식은 뜻 맞는 모든 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어 미래를 위한 토론광장을 열겠다”고 말했다.
‘원칙과 상식’ 소속 윤영찬 의원은 당에 잔류했다. 윤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 30여분 전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주당을 버리기에는 그 역사가, 김대중 노무현의 흔적이 너무 귀하다. 그 흔적을 지키고 더 선명하게 닦는 것이 제 소임이라 생각한다”며 “선산을 지키는 굽은 나무처럼 비바람과 폭풍우를 견뎌내고 당을 기어이 재건해 나가겠다”고 적었다.
탈당한 세 현역 의원은 야권 성향 제3지대 세력의 핵심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일 이 전 대표가 민주당을 탈당한다. 같은 날 박원석 전 의원을 포함한 정의당 전·현직 당직자 일부가 탈당계를 제출한다. 이는 12일 원칙과 상식의 신당 창당 계획 발표 일정과 맞물려 있다. 이날 원칙과 상식, 정의당 탈당파, 정태근 전 한나라당 의원, 이 전 대표 세력 등이 공동으로 신당 창당 계획을 발표할 것을 알려졌다. 원칙과 상식이 플랫폼 역할을 하는 공동 창당 형태로 보인다. 원칙과 상식에 현역 의원 3명이 포함돼 있어 주도권을 발휘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이 전 대표는 전면에 서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제3지대 인사는 이날 통화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신당에서) 뭘 맡거나 앞장서거나 이런 것은 없다”며 “서로 간에 양해하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원칙과 상식이 주축이 돼 야권 성향 신당을 만들게 되면, 다음 단계로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주도하는 개혁신당(가칭),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 선택’, 양향자 무소속 의원의 ‘한국의희망’과 통합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칙과 상식 주축의 야권 신당과 여권의 개혁신당이 교섭을 하는 과정이 제3지대 통합 신당 설립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제3지대 인사는 “원칙과 상식 중심 신당이 만들어지면 이제 각각 출범한 여러 개의 정당이 모여서 통합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개혁신당과 야당 주축 신당의 여론조사상 지지율 추이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서로 간판은 달리 내걸고 있지만, 이준석 전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이 주도권 싸움을 벌이는 그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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