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첫 만기 손실률 50%…은행-투자자 신경전 팽팽

김보연 기자 2024. 1. 1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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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에서 첫 손실이 확정됐다.

금융감독원은 은행 등 금융사의 불완전판매를 주장하는 민원에 대한 분쟁 조정에 본격 착수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를 주장하는 민원인과 해당 상품을 판매한 금융사 직원 간 진술이 상이해 사실관계 입증이 필요한 사례를 우선 선별해 삼자대면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은행권이 2021년 상반기에 판매한 홍콩H지수 ELS 상품에서 첫 손실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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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투자자-판매 직원 ‘삼자대면’ 실시
배상비율 책정에 영향…은행 등 법적 채비 마쳐
지난해 12월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를 주장하는 투자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에서 첫 손실이 확정됐다. 금융감독원은 은행 등 금융사의 불완전판매를 주장하는 민원에 대한 분쟁 조정에 본격 착수했다. KB국민은행·한국투자증권 현장검사에 돌입한 금감원은 지난 8일부터 조사 인력, 민원인, 금융사 직원 간 ‘삼자대면’을 진행 중이다. 사실관계에 대한 시비를 가리고 자율 조정 및 합의를 유도하는 것이 목적인데, 분쟁 조정 결과가 배상 비율 책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금융사와 투자자 간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를 주장하는 민원인과 해당 상품을 판매한 금융사 직원 간 진술이 상이해 사실관계 입증이 필요한 사례를 우선 선별해 삼자대면을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은 분쟁 조정 민원이 접수되면 ‘자율 조정→합의 권고→분쟁조정위원회 심의’를 거친다. 삼자대면은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한 분쟁 조정의 첫 번째 절차로, 금감원의 중재 하에 민원인과 금융사 직원이 한자리에 모여 문제가 되는 사안에 대해 상호 진술한다. 이를 바탕으로 금감원은 사실 조사를 거쳐 당사가 간의 합의를 권고하는데, 만약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해당 사건은 분쟁조정위에 회부해 처리한다.

민원인들은 금융사로부터 ELS 가입 당시 녹취록, 계약 서류 등을 받아 문제가 있는 점을 우선 살피며 삼자대면을 준비하고 있다. ELS 투자자 김모(56)씨는 “은행으로부터 투자성향분석표를 받아 보니 위조된 부분이 많았다. 서명이 자필이 아닌 서류도 있었다”라며 “그동안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삼자대면에서 은행의 불완전판매를 입증할 것이다”라고 했다.

금융사들도 대형 로펌을 선임해 법적 채비를 마친 상태다. 분쟁 조정 과정에서 위법의 소지가 발견될 경우 추후 배상 비율이 높게 책정될 수 있는 만큼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금융사의 홍콩H지수 ELS 투자 손해 배상 가능성은 이미 예견된 상황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11~12월 벌인 예비 점검 결과 일부 은행의 ELS 판매 한도 관리가 미흡했던 사실 등의 문제점을 발견했다. 또 고위험 상품인 ELS 판매 실적을 인사 평가 지표인 핵심성과지표(KPI)에 반영해 영업점에 ELS 판매 확대를 유도한 것도 확인됐다.

금감원은 신속하고 공정하게 분쟁을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빠르고 치우침 없이 분쟁을 조정하는 것이 목표다”라며 “대형 로펌의 도움을 받는 금융사에 비해 불리할 수 있는 투자자들이 몰리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사안에 맞춰 조사 인력을 투입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오는 3월 안에 결론을 내는 것이 목표라는 뜻을 밝혔다. 그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필요한 검사를 빨리하고 투자자 의견도 최대한 많이 들어 결론을 내겠다”고 했다.

한편 은행권이 2021년 상반기에 판매한 홍콩H지수 ELS 상품에서 첫 손실이 확정됐다. KB국민은행이 판매한 ELS 가운데 8일로 3년 만기가 된 87억원어치 상품의 수익률이 -50.5%로 확정됐다. 원금 87억원 중 44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권이 판매한 홍콩H지수 ELS는 총 15조9000억원으로 이중 올해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은 약 9조원이다. 이달 만기 도래분은 8000억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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