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9-② 신비롭고 인상적인 사포텍의 전설
툴레 나무 나이는 몇 살이나 됐을까 궁금하다. 가이드는 6천 년이 넘었다고 설명하나 자료에는 약 2천년 정도 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엄청난 숲 왕관을 머리에 이고 있는 고목은 보기에도 신비롭고, 나이만큼 인상적이다.
사포텍 전설에 따르면 툴레 나무는 2천여 년 전 바람의 신 에하카틀(Ehacatl)과 영적으로 소통한 아스텍 사제 페초차(Pechocha)가 심었다고 하는데, 과학적 연대 측정과 가장 가깝게 일치한다. 사이프러스 일종인 탁소디움 무크로나툼(Taxodium mucronatum)은 멕시코 국목(國木)이다. 전설에 따르면 에스파냐 침략자 에르난 코르테스가 이곳에 쳐들어왔을 때 원주민들은 침략자를 격파하고 목숨 잃은 전사의 넋을 기리며 ‘슬픈 밤(La Noche Triste)’에 툴레 나무 아래서 울었다고 전한다.
여행객이 고목 둘레에 모여들자, 동네 꼬마 녀석들은 가이드 설명은 아랑곳하지 않고, 고목 둥치 껍질에서 동물 얼굴 형상을 가리키며 깔깔대고 웃는다. 녀석들을 물리친 가이드는 수령만큼 주름진 껍질을 두른 고목에서 작은 손거울로 태양을 반사해 익살스러운 다람쥐꼬리, 사슴 머리, 코끼리, 악어 등 다양한 동물상과 에스파냐 서사시인 살리나스(Salinas y Serrano)의 귀 모양을 ‘믿거나 말거나’ 식으로 설명한 후, 툴레 나무를 ‘신의 지팡이’라고 한다.
나무는 높이 35.4m, 숲 둘레 58m, 지름 14m, 무게 63만6천107톤이다. 강강술래 잡기 하듯 둘레를 잡으려면 성인 30명이 필요하다는 것을 볼 때, 툴레 고목과 경쟁할 나무는 지구상에 없다고 자랑한다. 둥치가 워낙 커 원래 그루터기가 여럿인 줄 알았으나, DNA 검사 결과 한 그루로 확인됐다. 박태수 수필가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낀 경기도’ 김동연호 핵심 국비 확보 걸림돌…道 살림에도 직격탄 예고
- 삼천리그룹,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 단행
- 공천 개입 의혹 명태균·김영선 구속..."증거인멸 우려"
- 한국 축구, 북중미월드컵 亞 3차 예선서 파죽의 4연승
- “해방이다” 수험생들의 ‘수능 일탈’ 우려...올해는 잠잠하네 [2025 수능]
- "우리 집으로 가자" 광명서 초등생 유인한 50대 긴급체포
- [영상] “온 어린이가 행복하길”…경기일보‧초록우산, 제10회 경기나눔천사페스티벌 ‘산타원
- 성균관대 유지범 총장, 대만국립정치대학교에서 명예 교육학 박사학위 받아
- 어린이들에게 사랑 나눠요, 제10회 나눔천사 페스티벌 산타원정대 [포토뉴스]
- 이재명 “혜경아 사랑한다” vs 한동훈 “이 대표도 범행 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