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있는 기혼여성, 5억 원 결혼 사기…2심도 실형

[광주=뉴시스] 광주 동구 광주고등법원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미혼 재력가 행세로 환심을 산 뒤 결혼하자고 속여 5억원이 넘는 남성의 돈을 가로챈 30대 기혼여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받았다.

광주고법 제2-3형사부(고법판사 박성윤·박정훈·오영상)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횡령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은 A(38)씨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11월부터 2022년 3월까지 거짓으로 결혼을 약속한 남성 B씨로부터 신혼집 구입 자금 등 명목으로 38차례에 걸쳐 5억74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B씨가 '1년간 정기예탁을 해달라'며 맡긴 현금 5000만원을 가로채 개인적으로 쓰거나 동생에게 전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이미 2015년 혼인해 자녀까지 있던 A씨는 미혼인 것처럼 행세하며 B씨에게 접근, 결혼을 제안했다.

A씨는 '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해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고 유산이 있어 아파트·주택 등도 소유하고 있다'고 B씨를 속여 결혼식까지 치렀다.

A씨는 B씨와 결혼식에 아르바이트로 고용한 어머니와 하객을 동원하며 치밀하게 혼인 빙자 사기 행각을 벌였다. B씨가 건넨 신혼집 구입 자금 중 일부만 월세로 임차해 속인 뒤 나머지 돈은 몰래 쓰려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결혼을 이용한 범행으로 인해 B씨와 그 가족들은 돌이킬 수 없는 정신적 고통과 큰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 일부 변제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피해는 회복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1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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