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서 뷰티·유통 등 전통산업까지 "AI發 신세계 펼친다" [CES 2024]

라스베이거스=서종갑 기자 2024. 1. 1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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겔싱어 인텔 CEO "온디바이스AI는 필연···스릴 느껴"
로레알 이에로니무스 "챗봇으로 맞춤형 화장품 추천"
맥밀런 월마트 CEO "피로감 없는 온라인쇼핑 열것"
[서울경제]

첨단산업에 속한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MS), 그 반대편인 전통 산업으로 분류되는 월마트와 로레알의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을 주제로 한자리에 섰다. 이들은 “AI 발전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며 생존을 위해 AI 전환(AX)에 동참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뷰티 공룡과 유통 공룡으로 불리며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다고 놀림을 받던 로레알과 월마트는 AI 챗봇을 전격 도입해 AI 전환에 뛰어들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9일(현지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기조연설에서 발표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9일(현지 시간) 개막한 CES 2024의 기조연설(키노트)자로 나선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물리·경제·토지 손실이라는 ‘에지(온디바이스) AI 3법칙’을 공개했다. 세 가지 한계로 에지 AI 발전이 필연적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AI PC에 대해서도 밝게 전망했다. 와이파이 표준 제정에도 참여했던 겔싱어 CEO는 “와이파이가 탄생한 후 2~3년 동안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센트리노’라는 브랜드를 꺼내든 후 어디서나 와이파이가 제공됐다”며 “AI PC의 확산 역시 유사한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수십 년 후쯤 PC에 인공 신경망 기능을 직접 추가하는 방식의 AI PC가 나올 수 있다”며 “타이핑을 대신하는 새로운 폼팩터가 구현될 수 있고 클라우드 없이 PC에서 작업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AI의 발전은 끝없이 이어져 더욱 복잡하고 빠른 모델들이 나올 것”이라며 “40년을 넘는 업계 경력 동안 인터넷의 확산 등 수많은 혁신을 봤지만 지금이 가장 스릴 넘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인텔은 모빌리티 AI 구현을 위한 첫 AI 차량용 반도체를 공개했다. 중국 지리자동차의 전기차 브랜드 ‘지커’와 AI 모빌리티 협력에 나설 계획도 밝혔다. 자동차 반도체 개발을 위해 반도체 설계사 ‘실리콘모빌리티’를 인수했다는 소식 또한 전했다.

니콜라 이에로니무스 로레알 최고경영자(CEO)가 9일(현지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기조연설에서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로레알에서는 니콜라 이에로니무스 CEO가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로레알은 2019년부터 매해 CES에 참석해 전시관을 운영했지만 CEO가 기조연설자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로니무스 CEO는 “생성형 AI와 같은 파괴적인 기술이 업계의 비즈니스 모델을 흔들고 있다”며 “2018년부터 AI 기술을 개발해왔고 이를 위해 37개국에서 쌓아온 10페타바이트 규모의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생성형 AI에 도전한다”고 선언했다. 6년 연구 끝에 나온 ‘뷰티 지니언스’라는 생성형 AI 기반 챗봇도 소개했다. 맞춤형 화장품 추천 애플리케이션이다.

이에로니무스 CEO는 직접 챗봇과 대화했고 히알루론산 성분이 들어간 화장품과 수분 크림 등을 추천받았다. 사진 정보 분석을 통해 피부 톤이나 상태에 적합한 화장품은 물론 화장 방법까지 제안받을 수 있다. 챗봇이 “머리숱이 부족한 것 같다”고 농담을 건네자 객석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그는 “50개 국가에서 1만 개 이상의 제품에 대해 테스트한 끝에 완성됐다”고 강조했다.

적외선으로 머리를 말릴 수 있는 헤어드라이어 ‘에어라이트 프로(AirLight Pro)’도 선보였다. 에어라이트 프로는 강력한 열과 공기를 이용해 머리카락을 건조하는 기존 헤어드라이어와 차별화된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가 9일(현지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기조연설에서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월마트의 더그 맥밀런 CEO 역시 기조연설에 나서 생성형 AI 챗봇을 소개했다. 세계 최대 소매 업체인 월마트는 올해 처음으로 CES에 참가해 기조연설까지 맡았다. 맥밀런 CEO는 “AI를 활용하면 온라인 쇼핑 과정에서 느끼는 피로감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월마트의 AI 챗봇이 바로 대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월마트 AI 챗봇에 구매 목적을 말하면 관련 상품과 정보까지 한 번에 제공해 쇼핑에 드는 시간과 노력을 대폭 줄여준다”고 덧붙였다. 평소 점원에게 말하는 것과 똑같이 챗봇에 ‘캠핑 준비’라고 입력하면 텐트와 접이식 의자, 소시지 등 관련 상품을 한꺼번에 제시하는 식이다.

리뷰와 가격·이미지 등 세부 정보까지 함께 제공해 최적화된 제품을 보다 쉽게 선택하도록 돕는다. 맥밀런 CEO는 “월마트의 AI 챗봇은 검색의 다음 단계로 고객이 우리와 소통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우선 애플의 iOS 모바일 운영체제(OS)에 있는 월마트 앱에서 이용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고 1분기 내에 안드로이드 등 다른 플랫폼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했다. 월마트와 파트너십 관계인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가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나델라 CEO는 “새로운 월마트 AI 챗봇이 구매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월마트의 AI 챗봇은 MS의 애저 오픈AI 서비스(챗GPT-4 등)를 포함해 다양한 대규모언어모델(LLM)를 활용해 구축됐다.

라스베이거스=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실리콘밸리=윤민혁 특파원 beherenow@sedaily.com라스베이거스=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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