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판박이 지문’ 논란에…수능 출제 때 일타강사 모의고사도 점검

손덕호 기자 2024. 1. 1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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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영역 23번 문항 지문이 대형 입시업체 소속 일타강사가 제공한 사설 모의고사 문제와 비슷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앞으로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문제집 뿐만 아니라, 사교육업체 모의고사도 입수해 비슷한 문제가 수능에 출제되지 않는지 점검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감사원은 이 지문이 수능, 사설 모의고사 문제집, EBS 수능 교재 감수본 등 3곳에 중복 출제된 경위 등을 감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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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출제위원 사전검증·사후관리 강화키로
대형 입시학원 강사의 사설 모의고사 지문(왼쪽)과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영역 23번 문항. /인터넷 캡처, 평가원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영역 23번 문항 지문이 대형 입시업체 소속 일타강사가 제공한 사설 모의고사 문제와 비슷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앞으로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문제집 뿐만 아니라, 사교육업체 모의고사도 입수해 비슷한 문제가 수능에 출제되지 않는지 점검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10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9일) 오석환 교육부 차관 주재로 EBS,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사교육 카르텔 긴급점검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평가원은 비슷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수능 출제과정과 관련해 출제위원 사전 검증과 사후 관리를 체계화한다. 출제위원은 수능 문항을 출제할 때 지금까지는 시중에 판매되는 문제집만 확인했다. 앞으로는 수능 출제본부 입소한 후에 배포되는 사설 모의고사도 입수해 출제 중인 수능 문항과 유사하지 않은지 검토하게 된다.

수능 문항과 사교육 업체 모의고사가 유사하다는 이의가 제기될 경우에 대비해 이의 신청 검토 절차와 조치 방안도 마련한다. 2023학년도 수능 직후부터 닷새간 받은 이의신청 660여건 중 100여건이 논란이 된 영어 23번 관련 내용이었으나, 평가원은 “문제·정답 오류 자체에 대한 이의 신청이 아니다”는 이유로 심사하지 않았다.

논란이 된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지문은 ‘넛지’의 저자인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출간한 ‘투 머치 인포메이션(Too Much Information)’에서 발췌됐다. 이 지문은 비슷한 시기 제작된 EBS 수능 교재 감수본에 실렸다가 최종본에서 제외됐다. 감사원은 이 지문이 수능, 사설 모의고사 문제집, EBS 수능 교재 감수본 등 3곳에 중복 출제된 경위 등을 감사 중이다.

EBS는 교재 집필에 참여하는 교원의 구성·운영 원칙을 강화한다. 개발 중이거나 개발이 완료된 문항이 유출되지 않도록 보안 체제도 재정비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교원들이 사교육업체에서 강의·문항 출제·학원 교재 제작에 참여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불가하다고 다시 강조했다.

사설 모의고사를 제작한 강사는 현직 고교 교사들에게 사들인 문항으로 교재를 만들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교육부는 이 학원 강사와 문제를 거래한 현직 교사 4명을 수사 의뢰한 상태다. 다만 이들 교사 4명은 2023학년도 수능이나 모의평가 출제에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4명이 EBS 집필에도 참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 감사 사안이라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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