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없는 지정학적 위기...글로벌 리더들 스위스로 총집결[2024 다보스포럼]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2024. 1. 1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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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5~19일 닷새간 열려
‘두 개의 전쟁’ 외교회담장 될 전망
중동 리더들, 이스라엘 대통령과 논의
美 외교·안보 책임자 모두 참석
“다보스 포럼, 전환점 될 수 있다”

◆ 다보스포럼 ◆

오는 15일(현지시간)부터 19일까지 54회 세계경제포럼이 열리는 스위스 다보스 콩그레스 센터의 전경. [사진=로이터연합]
전 세계 정치·경제·산업계 주요 인사들이 다음 주 스위스 다보스에 총출동한다.

중동과 유럽에서 진행되고 있는 ‘두 개의 전쟁’, 사상최대 수준으로 치솟은 세계 각국의 부채 규모와 세계 경제 성장 정체 전망 등 복합 위기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코로나 팬데믹 국면 이후 최고로 고조된 불확실성 속에서 글로벌 리더들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뵈르게 브렌드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은 이날 “오는 15~19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54회 세계경제포럼은 유례없이 어려운 지정학적인 환경에서 열린다”고 말했다.

WEF가 꼽은 지정학적 위험은 중동에서 확전 조짐을 보이며 격화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전쟁, 오는 2월 전쟁 2년을 맞이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중국의 대만 침공 위험 등이다.

브렌드 회장은 “올해 포럼에서 눈여겨 볼 논의는 중동, 우크라이나, 아프리카 등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에 관한 고위급 외교회담”이라며 “주최측은 매우 어려운 현 상황을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지 보기 위해 적합한 인사들을 모이도록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다보스는 두 개의 전쟁에 대한 최대 규모의 외교회담장이 될 전망이다. WEF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지도자들과 아이작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과 만나 전쟁 종식 로드맵, 전후 가자지구 거버넌스 등에 대해 의논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과 40여 개국 외무장관들도 참여한다.

‘잊혀진 전쟁’인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도 재조명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21년, 2022년에 이어 올해에도 연설에 나선다. 서방국가들을 향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에도 포럼에 참석하지 않는다. 러시아 공직자들의 참석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글로벌 사우스의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글로벌 사우스는 중국, 인도,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 남반구에 있는 신흥국과 개발도상국 120여 개국을 의미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사우스에 포함된 국가들 대부분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2022년에는 러시아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냈지만, 이후에는 자신들의 이해 관계에 따라 방관하는 태도를 보였다.

중국은 리창 중국 총리가 참석할 예정이다. 2017년 시진핑 국가주석의 참석 이후 7년 만이다. 대만해협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는 중국의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 등과 관련한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올해 세계 2.9% 성장 예상…더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 모색
[사진=세계경제포럼(WEF) 제공]
경제적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된다. 제레미 위르겐스 WEF 이사는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 변화와 부채 증가 등 복잡한 경제 상황도 의제로 집중 논의된다”며 “올해 세계는 2.9% 성장이 예상되는데, 더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금리 정책 변화와 부채 증가로 인한 위험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을 다루는 세션은 오는 17일 비공개로 진행된다.

세션은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와 캐나다 최대 보험사 매뉴라이프가 주도한다. 은행,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의 대표(CEO) 100명 이상이 세션에 참석한다. 지정학적 위험과 거시경제 불확실성, 혼란스러운 기술환경 변화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가 있을 전망이다.

WEF는 올해 다보스 포럼에 60여 명의 국가 지도자가 참석하고 300명 이상의 정부 관계자가 동행한다고 밝혔다. 한덕수 대한민국 총리,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하비에르 마일리 아르헨티나 대통령,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등의 참석이 확정됐다.

국제기구 수장들 가운데는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WB) 총재,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다. 이외 전 세계의 기업 CEO는 800명 이상이 참석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애나 마크스 딜로이트 글로벌 이사는 “지정학적 긴장 지속, 기후 변화 대응의 긴급성, 저성장 등 경제적 우려와 급격한 기술 발전 등 요인이 정부와 기업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정상회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캐런 해리스 베인앤컴퍼니 매크로 트렌드 그룹 이사는 다보스 포럼이 2021년에는 비대면으로 개최되고, 2022년에는 연기됐으며 2023년에는 ‘팬데믹 이후 회복’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언급하고 “이번 포럼은 몇 년만에 처음으로 열린다고 볼 수 있다”며 “변동성이 큰 당장의 비즈니스 사이클이 아니라 10년 후 미래에 초점을 맞춘 포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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