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알못'까지 사로잡는 스타벅스 클래식 밀크티 1초에 1잔 팔려

안병준 기자(anbuju@mk.co.kr) 2024. 1. 1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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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간 수십차례 연구 끝에
최적 추출시간·우유배합 찾아
홍차 향 은은한 단맛 선보여
입문자부터 마니아까지 즐겨
판매 보름만에 100만잔 돌파
최단 기간 밀리언셀러 기록

스타벅스코리아는 제조 음료 카테고리를 확대하고자 지난해 시그니처 음료 개발에 나섰다. 스타벅스가 안정적인 가격과 편안한 공간을 앞세워 누구나 부담 없이 방문하는 장소로 자리매김하면서 커피를 선호하지 않는 고객도 고민 없이 선택할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하기 위해서다.

스타벅스코리아 음료팀이 주목한 카테고리는 티(Tea)였다. 커피만큼 대중화된 차(茶)는 스타벅스에서도 상시 판매 메뉴 20여 종을 통해 두꺼운 팬층을 확보한 상태였다.

티를 베이스로 만든 메뉴 중 스타벅스는 밀크티에 관심을 기울였다. 밀크티는 그동안 스타벅스가 꾸준히 선보여온 메뉴로 상시 판매하는 제품은 물론이고 한정 기간 판매되는 프로모션 음료로도 주목할 만한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2년 스타벅스가 크리스마스 기간 한정 판매를 목표로 기획한 시즌 음료인 '스노우 바닐라 티 라테'는 애초 예상보다 높은 인기에 출시 2주 만에 80만잔 판매되며 조기에 동나기도 했다.

이러한 인기를 반영해 스타벅스는 해당 상품 이름을 '얼그레이 바닐라 티 라테'로 변경하고 상시 판매 제품으로 전환했다. 해당 상품은 재출시 직후 일주일 만에 누적 판매량 20만잔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었다.

새로운 밀크티 기획은 백정은 스타벅스코리아 음료팀 MD가 맡았다. 백 MD는 국내 음료 유통 기업에서 인기 차 음료를 기획·관리한 경력이 있는 차 전문가다. '얼그레이 바닐라 티 라테'를 비롯한 주요 차 베이스 제품을 기획해 차 카테고리 라인업 확대에 힘쓰고 있다.

작년 새로운 밀크티 기획을 맡은 백정은 스타벅스코리아 음료팀 MD. 스타벅스

백 MD는 새로운 밀크티 콘셉트를 '가장 기본에 충실한 맛'으로 정하고, 입문자부터 마니아까지 두루 즐길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로 했다. 이를 위해 마케팅팀과 손잡고 시장 조사에 나섰다. 기존 제품에 대한 냉정한 시장 평가와 경쟁력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그는 스타벅스 파트너(근무자)와 일반 소비자를 모집해 자사 밀크티와 시장에서 판매되는 유사 제품 간 FGI(집단심층면접)를 진행했다. 해당 조사에서 스타벅스는 첫맛, 단맛, 쓴맛, 보디감, 목 넘김 등 주요 속성에 대해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다.

국내 커피 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자랑하는 스타벅스이지만 시작부터 배부를 수는 없었다. 해당 평가에서 스타벅스 밀크티는 단맛과 쓴맛이 강하게 나 조화롭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밀크티 주재료는 홍차와 우유다. 홍차는 향이 섬세하고 약하지만, 우유는 다른 향을 없애는 데 탁월하다. 아무리 좋은 홍차를 쓰더라도 진하게 우러나지 않으면 맛과 향이 사라져 좋은 밀크티로 평가받을 수 없다.

백 MD는 좋은 평가를 받은 유사 제품의 특장점에 관해 고객 의견을 수집했다. 그리고 스타벅스 밀크티만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단맛, 쓴맛은 줄이되 보디감을 높이는 방향으로 연구를 거듭했다. 이 과정에서 최적의 블랙티 추출 시간과 우유와의 배합을 찾기 위해 5개월간 수십 차례 제조를 반복했다.

그렇게 개선된 제품으로 진행한 2차 FGI에서는 전혀 다른 평가를 받았다. 이전과 같은 유사 제품으로 실시한 블라인드 평가에서 전체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은은한 단맛과 홍차 향을 느낄 수 있다는 평을 받았다. 목 넘김에서도 스타벅스 티바나 블랙티와 부드러운 우유 및 크림의 조화가 풍성한 보디감을 만들었다는 피드백이 이어졌다.

이 상품은 출시 이후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는데, 바로 '클래식 밀크티'다.

판매 시작 보름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잔을 넘었다. 이는 매일 6만6000잔 이상 꾸준히 판매된 것으로, 전국 매장에서 통상 영업시간(오전 7시~오후 11시) 내 시간당 약 4000잔, 초당 한 잔 이상 팔린 셈이다. 스타벅스 티 라테 상품 중에서는 역대 최단 기간에 밀리언셀러를 달성했다. 또 같은 기간 판매된 전체 음료 중 아메리카노, 카페라테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팔렸다.

특히 해당 제품은 스타벅스의 티 매출을 견인한다. 출시 당일인 지난해 10월 17일부터 같은 달 31일까지 클래식 밀크티가 속한 '티 라테'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배가량 올랐고, 해당 카테고리에서 클래식 밀크티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약 70%에 달했다.

클래식 밀크티는 연말까지 꾸준히 판매되며 지난해 말까지 270만잔 넘게 팔렸다. 이러한 인기에 스타벅스는 올해 뉴이어 음료로 클래식 밀크티 위에 푸른색 얼그레이 폼을 올린 '푸른 용 클래식 밀크티'를 선보이기도 했다. 푸른색 폼은 예부터 전, 묵, 떡 등에 색을 내는 전통 재료인 치자 열매를 활용해 표현했다.

백 MD는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기본에 충실한 밀크티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한 지난 1년이 좋은 반응으로 돌아와 자랑스럽다"며 "앞으로도 경쟁력 있는 티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고객 의견에 귀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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