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파구리는 되고, 카구리는 안되고?" 농심 카구리, 우여곡절 끝 세상밖 나온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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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이 만든 레시피를 실제 제품으로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는 농심 라면 '카구리'가 우여곡절 끝에 세상 밖으로 나온 사연이 공개됐다.
특허청은 "일부 방송매체에 소개되고 있는 카구리 레시피는 필수적으로 너구리 라면이 사용돼야 한다"며 "일반 소비자들도 농심 '너구리' 제품에 '카레'를 더한 새로운 라면 제품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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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소비자들이 만든 레시피를 실제 제품으로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는 농심 라면 '카구리'가 우여곡절 끝에 세상 밖으로 나온 사연이 공개됐다.
10일 식품 업계 등에 따르면 특허청은 농심이 상표등록 한 '카구리' 상표를 두 차례나 거절 결정 했으나 뒤늦게 원결정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농심은 앞서 2019년 10월 특허청에 '카구리' 상표를 출원했다. 지정 상품으로 건면·국수·라면·우동 등을 등록했다.
2021년 10월 출시된 카구리는 '너구리 카레 맛' 버전이다. 농심의 대표 라면 중 하나인 너구리에 카레 가루를 넣었다.
출시 직후 소비자들이 만들어 낸 레시피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PC방 등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면서 용기면에 이어 봉지면까지 출시했다.
농심 '너구리'는 1982년 출시된 이래 두 달 만에 매출액 20억원을 기록한 대표 라면으로 현재까지도 매년 1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상품이다.
특허청이 상표 출원을 거절한 것은 카레 가루에 농심 너구리를 섞어 만든 라면인 '카구리' 상품이 인기를 타고 대명사 처럼 사용되고 있는 만큼 이를 특정 회사가 독점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널리 알려진 레시피를 특정 회사가 독점할 경우 공공의 이익에 반한다는 판단 이었다.
특허청은 "카구리는 언론 및 방송 등을 통해 다수인이 널리 사용되고 있는 단어로 고유 상품으로서 식별력이 없다"며 "다수가 사용하는 상표를 특정인이 독점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당시 유튜브 개인 방송채널에서 너구리 라면에 고형카레를 넣어 함께 조리한 레시피로 소개한 바 있고, tvN 예능프로그램 세얼간이에서 라면을 섞어 조리하는 방법 중 하나로 '카구리'가 소개된 바 있다.
이에 농심측은 '카구리'라는 명칭은 특정 상품인 농심의 '너구리'를 지칭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결국 특허청도 이 같은 농심 측의 논리와 주장을 받아들였다.
특허청은 "일부 방송매체에 소개되고 있는 카구리 레시피는 필수적으로 너구리 라면이 사용돼야 한다"며 "일반 소비자들도 농심 '너구리' 제품에 '카레'를 더한 새로운 라면 제품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또 "관련 업계 다수가 제품에 '카구리'라는 명칭을 사용해야 필요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워 독점이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더 있다.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만든 라면인 '짜파구리' 상품도 영화 기생충의 인기를 타고 유통가 곳곳에서 한정 메뉴로 출시하자, 농심이 2009년 2월 특허청에 '짜파구리' 상표권을 출원해 2010년 10월부터 독점적으로 사용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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