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기대감? 셀트리온제약, 상한가 뒤 줄하락…주가 요동치는 이유

김도윤 기자 2024. 1. 1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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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제약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새해 첫 거래일 상한가로 휘파람을 불었지만 최근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셀트리온제약의 이 같은 주가 변동성은 통합 셀트리온 출범 뒤 합병 전망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통합 셀트리온이 올해 셀트리온제약을 흡수합병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일 증시에서 셀트리온제약은 전일 대비 2100원(1.89%) 내린 10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4일부터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셀트리온제약은 셀트리온그룹 의약품의 국내 유통을 담당한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사업 확대와 함께 성장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936억원, 영업이익은 3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 3.7% 줄었다. 일부 바이오시밀러 품목의 경쟁 심화로 국내 시장 점유율 상승이 다소 정체된 측면이 있는 데다 제네릭 의약품(복제약)의 약가 인하 등 영향으로 최근 실적 성장은 주춤한 상태다.

비교적 평이한 실적과 달리 최근 주가는 변동성이 큰 편이다. 지난해 12월 통합 셀트리온 출범을 앞둔 시점부터 주가가 급등하더니 지난 2일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지난 3일 장 중 13만33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저점 대비 2배 이상 오른 가격이다. 하지만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주가가 10만원대로 떨어졌다.

시장에선 셀트리온제약 주가의 급등락에 대해 통합 셀트리온 효과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 뒤 6개월 안에 셀트리온제약을 합병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통합 셀트리온의 셀트리온제약 흡수합병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에상된다. 즉 셀트리온제약의 코스피 이전상장이 예고된 상태다. 합병 성공 여부는 지켜봐야겠지만 통합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의 주가 흐름이 동조화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실제 셀트리온 주가는 셀트리온제약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12월부터 연초까지 급등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28일 통합 셀트리온 출범을 앞두고 의약품 연구·개발과 글로벌 유통 일원화 등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또 통합 셀트리온 출범 과정에서 서정진 회장이 여러 차례 통합 셀트리온의 미래 성장 청사진을 제시하며 주식시장의 주목을 받은 측면도 있다. 올해 글로벌 금리인하 기대감 등으로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이란 예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 수급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에 따라 통합 셀트리온 개별 종목의 시가총액(시총)이 커지는 효과로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코스피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의 경우 시총 비중에 따라 투자금을 배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최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의 주가 하락은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출회와 통합 셀트리온의 올해 단기 실적 추정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가 통합 셀트리온의 실적이 처음 나오는 원년인 만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에 따른 영업권 상각이나 회계처리가 어떤 수준으로 반영될지 아직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달 박재경,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통합 셀트리온의 합병 실적이 나오기 전까지 목표가를 제시하지 않겠다"며 "올해 1분기 실적이 발표된 뒤 밸류에이션을 진행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통합 셀트리온과 합병 기대감만으로 셀트리온제약에 투자하는 경우 신중할 필요가 있단 조언도 새겨들어야 한다. 합병 성사 여부를 떠나 합병비율 등 구체적인 합병 구조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셀트리온제약의 주가 변동성이 단기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중장기적으로 통합 셀트리온 출범에 따른 원가경쟁력 강화와 적극적인 투자 재원 확보, 경영 투명성 제고, 주주친화정책 확대 등 효과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다. 올해 셀트리온그룹의 주력 품목이자 고부가 제품인 램시마SC(미국명 짐펜트라)와 유플라아미(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미국 시장 공략 성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도 관심을 다.

이날 위해주, 박정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 목표주가를 25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두 연구원은 "이제 셀트리온 합병법인에 대한 우려보다 잠재력에 주목할 때"라며 "합병법인의 이익과 정비례하게 주가가 올라갈 시점은 올해 3분기부터지만 주가는 실적을 선행한다"고 분석했다.

셀트리온제약 관계자는 "통합 셀트리온 출범으로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램시마 등 주력 품목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올해 견조한 실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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