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까마귀 집단폐사 원인은 농약 탓…“수사 의뢰”

문준영 2024. 1. 1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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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제주에서 발생한 떼까마귀 집단폐사는 '농약'이 원인으로 드러났습니다.

제주시에 따르면, 환경부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이 폐사한 떼까마귀를 부검한 결과 농약과 살충제 등에 쓰이는 카보퓨란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한편 지난달 15일 제주시 오라동 일대에서 겨울 철새인 떼까마귀 무리가 집단 이상 증세를 보이며 지상으로 추락했습니다.

제주시는 당시 떼까마귀 170여 마리 가운데 50여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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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제주시 오라동 정실마을 인근에서 집단 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는 떼까마귀들


지난달 제주에서 발생한 떼까마귀 집단폐사는 '농약'이 원인으로 드러났습니다. 제주시는 누군가 고의로 먹이에 독극물을 넣은 것으로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제주시에 따르면, 환경부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이 폐사한 떼까마귀를 부검한 결과 농약과 살충제 등에 쓰이는 카보퓨란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카보퓨란은 벼, 당근 등의 생장을 방해하는 해충을 제거하는 농약으로 독성이 강하고, 조류에 치명적입니다. 카보퓨란은 야생동물을 의도적으로 독살하는 데 불법 사용된 사례 등이 있는데, 일부 국가에서는 잔류물 안전 위험으로 사용이 금지되고 있습니다.

당시 떼까마귀를 구조한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의 부검 결과에서도 농약 성분이 나왔습니다.

지난달(15일) 제주시 오라동 정실마을 인근에서 집단 이상 증세를 보여 구조된 떼까마귀들


영국작물생산위원회(BCPC)는 카보퓨란 농약 성분의 치사량을 무게 1kg당 2.5~5mg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에 부검한 떼까마귀 1마리에선 55.39mg이 검출됐습니다.

농약으로 인한 야생조류 집단폐사는 상위 포식자의 섭취로 인한 2차 피해까지 발생할 수 있고, 주요종의 멸종위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독극물을 살포해 야생생물을 포획하거나 죽일 경우 징역형까지 처해질 수 있습니다. 제주시는 누군가 조류 먹이에 농약을 살포한 것으로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지난달 제주시 오라동 정실마을 인근에서 집단 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는 떼까마귀들. 일부는 차에 밟혀 즉사했다.


한편 지난달 15일 제주시 오라동 일대에서 겨울 철새인 떼까마귀 무리가 집단 이상 증세를 보이며 지상으로 추락했습니다. 발견 당시 떼까마귀 대부분이 움직임이 없고, 일부 의식이 있는 것마저도 동공이 풀린 채 날갯짓도 하지 못했습니다. 도로에 떨어진 까마귀 수십 마리는 주행 중인 차에 깔려 죽었고, 이로 인해 교통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주변 도로와 밭, 과수원 등에서 까마귀 140여 마리를 구조하고, 해독제인 아트로핀 황산염을 주사해 긴급 처치했습니다. 그 결과 구조된 148마리 가운데 108마리가 목숨을 건져 자연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까마귀 30마리에게는 위치추적기를 달아서 생태 조사에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제주시는 당시 떼까마귀 170여 마리 가운데 50여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오늘(16일) 오후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건강을 회복한 까마귀들을 방사하는 모습

떼까마귀는 텃새인 까마귀와 달리 몽골 북부와 시베리아 등지에 살다 매년 10월쯤 우리나라를 찾은 뒤 6개월 정도 머무르고, 이듬해 3, 4월 다시 북쪽으로 이동하는 철새입니다. 제주도에서 100마리가 넘는 떼까마귀가 집단 이상 증세를 보이며 폐사한 건 처음있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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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영 기자 (m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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