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열등생' 혼다, 전기차 라인업 '0 시리즈 베일 벗었다
2026년 북미 시작으로 글로벌 출시 계획
"0시리즈, 출발점에서 재시작한다는 의지"
전기차 뒤처졌던 日 추격전 본격화
일본 혼다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4’에서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 ‘0 시리즈’의 콘셉트카 2종을 최초 공개했다. 0 시리즈의 첫 양산 모델 출시 시점은 2026년으로 못박았다.
혼다는 40년 넘게 유지해온 'H' 마크를 새로 디자인한 전기차 전용 로고도 선보였다. 내연기관의 전통 강자이지만 전기차 시장에선 ‘열등생’ 취급을 받았던 혼다가 본격적으로 전기차 업체로 변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전기차 콘셉트카 2종 공개
혼다는 이날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식 개막한 CES 2024에서 차세대 전기차 콘셉트카 '살룬'과 '스페이스허브'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세단 모델인 살룬은 낮은 차체와 개미핥기를 닮은 앞부분의 디자인이 특징이다. 네모난 밴 형태의 스페이스허브는 사용자의 목적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설계될 수 있는 크로스오버 차량으로 예상된다.
혼다는 2026년부터 ‘혼다 0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이들 콘셉트카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전기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혼다가 전기차 라인업 전용 명칭을 쓰는 것은 처음이다. 혼다 관계자는 "자동차 제조사로서 다시 출발점(0)으로 돌아가 완전히 새로운 전기차를 만들어내겠다는 결의를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살룬을 토대로 한 전기 세단이 2026년 출시될 혼다 0 시리즈의 첫 모델이 될 전망이다. 이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30개 전기차 모델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혼다는 0 시리즈 전기차에 붙일 새로운 H 로고도 이날 함께 공개했다.
"가볍고 똑똑한 전기차 될것"
혼다는 0 시리즈 전기차의 강점으로 '얇고 가볍다'는 점을 내세웠다. 미베 도시히로 혼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오늘날 전기차 시장은 두껍고, 무겁지만, 스마트한 전기차라는 트렌드에 따라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혼다는 이 제약을 뛰어넘어 얇고, 가벼우며, 현명한 전기차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는 충분한 주행거리 확보를 위해 크고 무거운 배터리를 바닥에 깔아야 한다. 이를 감당하려면 차체와 플랫폼도 함께 무거워진다. 혼다는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차체 높이를 낮추고 경량화에 초점을 맞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동화 구동 유닛(e-액슬)과 스티어 바이 와이어 기술, 고전압 배터리 등도 채택하기로 했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레벨 3 이상의 자율주행 시스템도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혼다는 "현재 고속도로에서만 사용 가능한 일부 '핸즈오프' 기능을 일반 도로에서도 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체 플랫폼 만들고 전기차 '올인'
혼다는 판매량 기준 세계 6위 완성차 업체이자 세계 최대 가솔린 엔진 제조사다. 하지만 전기차 부문에선 뒤처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2020년 출시한 소형 전기차 혼다E가 작년 초 단종되면서 현재는 사실상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가 없다. 그 여파로 미국 시장에선 2021년부터 현대자동차·기아에 밀려 6위로 내려앉았다.
올해 아큐라의 순수 전기차 모델인 아큐라 ZDX를 출시할 예정이지만 한계가 뚜렷하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얼티엄 플랫폼을 빌려 만들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제조업체로서 자체 전기차 플랫폼이 없다면 전기차 대전환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혼다도 결국 스스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해 독자 노선을 강화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혼다를 비롯해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새해를 전후로 전기차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혼다는 최근 18조원을 투자해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전기차 공장을 건설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해 미국 오하이오에 짓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은 내년 말 가동 예정이다.
도요타는 미국 켄터키 공장에 전기차 생산 라인을 증설하는 데 이어 노스캐롤라이나에 18조원을 들여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닛산은 5조원을 투자해 영국 선덜랜드 공장에 전기차 생산 설비를 증설하고 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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