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2.5배 뛴 비트코인… 현물ETF 승인 하루 앞두고 널뛰기
비트코인의 미국 ETF(상장지수펀드) 승인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한 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SNS 계정에 ‘승인 됐다’는 게시물이 올라오며 비트코인이 잠깐 급등하기도 했지만, 이후 가짜뉴스란 사실이 밝혀지며 상승폭을 반납했다. 하지만 9일(현지시각) 기준 4만5000달러선은 유지, 여전히 승인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이달 안에 승인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가상자산에 꾸준히 반대 입장을 보여온 개리 갠슬러 SEC 의장이 과연 ETF 승인에 찬성할지 의문이라는 것. 하지만 일정이 지연될 수는 있어도, 비트코인 ETF가 시장에 나올 것이란 기대감은 유효해 보인다.
10일 가상자산 정보 웹사이트 코인 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비트코인은 4만5768달러로 올 들어 7.8% 올랐다. 1년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껑충 뛰었다. 이는 국내도 마찬가지다.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은 6167만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150% 가량 상승했다.
ETF 승인 ‘디데이’ 코 앞…기대감 최고조
SEC는 가상자산 투자업체 21Shares(셰어즈)와 ARK가 신청한 ETF 심사를 10일까지 마무리 지어야 한다. 업계에서는 일괄 승인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제임스 세이파트(James Seyffart)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는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승인 가능성이 90%라고 믿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TF 승인은 비트코인이 전통 금융 영역에 편입된다는 것을 의미, 큰 호재로 작용한다. 그동안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의 미비점이 적지 않았지만 이를 보완할 거란 기대가 높다. 이는 자연스레 유동성 공급 기대감으로 이어진다. 글로벌 투자회사 갤럭시(Galaxy)는 리서치를 통해 “ETF 출시 후 첫 해에 비트코인 ETF로 140억달러(약 18조5760억원)가 유입될 것”이라 예상한 바 있다.
더욱이 선물 ETF가 아닌 현물 ETF는 여태껏 상장된 적이 없다. 실물을 사고 파는 현물 ETF는 선물 ETF과 달리, 비트코인 가격에 강한 상승 압박을 줄 수 있다. 운용과정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반드시 현물을 사야하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현물 ETF 승인에 따른 기대감이 이미 가격에 선반영됐다는 진단도 내린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승인 이벤트에 대한 비트코인 가격 반영은 상당 부분 이뤄졌다 판단한다”며 “공식적으로 발표되더라도 가격에 대한 단기적 이슈는 없을 것 같고, 오히려 하락이나 조정이 올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 상장 어려울 수 있어” 우려도
일각에선 승인이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3일(현지시각) 야후 파이낸스 등 다수 외신에 따르면 디지털금융 서비스 플랫폼 매트릭스포트는 보고서를 통해 1월 ETF 신청이 SEC로부터 거절당할 것이란 예상을 전했다. 가상자산에 포용적이지 않은 개리 겐슬러 의장의 스탠스가 관건이라는 것.
매트릭스포트 측은 “정치적 관점에서 보면,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합법화할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할 이유가 딱히 없다”고 설명했다. 해당 보고서가 나오자 당일 비트코인 가격은 10% 이상 하락했다.
이러한 주장은 SEC가 현물 ETF를 신청한 회사들에게 추가 의견서를 전달했다는 소식이 밝혀지며 힘을 얻었다. 페리안 보링 디지털 상공회의소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시각)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SEC가 ETF 신청자들에게 추가 의견서를 전달했다”며 “이것은 지연 신호(delay signal)”라고 밝혔다.
일단 현재로서는 승인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해당 트윗이 올라온 이후 엘리노어 테렛(Eleanor Terrett) 폭스비즈니스 기자는 “신청서를 받은 분들과 얘기를 나눠보니 SEC가 계획 변경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슈는 5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8월 당시 미국 예탁신탁정산공사(DTCC) 웹사이트에 올라온 한 목록에 블랙록 비트코인 ETF ‘iShares Bitcoin Trust Coin(IBTC)’가 올라와 있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다. 이는 비트코인 대세 상승장의 기폭제가 됐다. 이후 DTCC는 “ETF 등록이 정식 승인과는 관련 없다”고 해명했다.
앞서 SEC는 현물 ETF가 시장 조작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승인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수 년째 고수해왔다. 하지만 작년 8월 그레이스케일, 블랙록 등 상품 심사를 거절당한 금융사들이 소송을 제기하자 미국 법원이 그레이스케일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에서 진 후 SEC는 현물 ETF에 대한 검토를 강요받고 있는 상황이다.
IT조선 이상훈 기자 leesh@chosunbiz.com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무비자에 급 높인 주한대사, 정상회담까지… 한국에 공들이는 中, 속내는
- 역대급 모금에도 수백억 원 빚… 선거 후폭풍 직면한 해리스
- 금투세 폐지시킨 개미들... “이번엔 민주당 지지해야겠다”는 이유는
- ‘머스크 시대’ 올 것 알았나… 스페이스X에 4000억 베팅한 박현주 선구안
- 4만전자 코 앞인데... “지금이라도 트럼프 리스크 있는 종목 피하라”
- 국산 배터리 심은 벤츠 전기차, 아파트 주차장서 불에 타
- [단독] 신세계, 95年 역사 본점 손본다... 식당가 대대적 리뉴얼
- [그린벨트 해제後]② 베드타운 넘어 자족기능 갖출 수 있을까... 기업유치·교통 등 난제 수두룩
- 홍콩 부동산 침체 가속화?… 호화 주택 내던지는 부자들
- 계열사가 “불매 운동하자”… 성과급에 분열된 현대차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