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SNS 흑역사 지우고 싶어요”···지우개 서비스 확대

서비스 신청 나이 30세 미만으로 확대
게시물 작성 시기 19세 미만으로 늘려
11일 시행 예정...개인정보포털서 신청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공.

초등학교 시절 유행하는 춤을 집에서 추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올린 A씨는 몇 년 후 해당 영상이 의도치 않게 확산하자 지우려고 했지만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동영상 계정을 만들어 올릴 때 쓰였던 핸드폰 번호가 바뀌어 비밀번호를 찾을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고등학생이던 B씨는 한 커뮤니티에 자신의 이름과 생년월일에 대해 사주풀이를 요청하는 글을 장난삼아 올렸다. 이후 댓글로 사주풀이에 대한 부정적인 답변이 달렸는데, 해당 내용을 삭제할 수가 없었다. 해당 커뮤니티 이용 정책상 댓글이 달린 글은 자신이 임의로 삭제하는 게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들처럼 어릴 적 무심코 올린 개인정보가 담긴 온라인 게시물에 대해 정부가 삭제해 주는 지우개 서비스(디지털 잊힐 권리 지원 서비스)가 확대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해부터 시범 운영해온 지우개 서비스의 지원 범위를 오는 11일부터 확대한다고 10일 밝혔다.

개인정보위는 서비스 신청 나이를 기존 24세 이하에서 30세 미만으로 확대하고, 지원 대상에 해당하는 온라인 게시물의 작성 시기도 기존 18세 미만에서 19세 미만까지로 늘렸다.

이에 따라 30세 미만 국민이면 누구나 개인정보 포털(privacy.go.kr/delete.do) 내 지우개 서비스 게시판에서 신청할 수 있다. 19세 미만 시기에 얼굴·주소·메일 등의 개인정보가 담긴 글을 게시했으나 지금은 삭제를 희망하는 게시물의 주소(URL)와 본인의 게시물임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신분증 등)를 함께 첨부하면 된다. 이후 정부가 확인을 거쳐 신청자를 대신해 해당 사업자에게 삭제를 요청한다.

개인정보위에 따르면 지난 8개월간 약 1만여건의 삭제 요청이 있었다. 요청을 분석한 결과 신청이 가장 많은 연령대는 15세, 14세, 16세 순으로 나타났다. 16∼18세(고등학생)가 전체의 34.8%를 차지했고, 15세 이하(중학생 등)도 34.3%로 비슷했다. 19∼24세(성인)는 30.9%로 나타나, 주로 중·고등학생이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이트 기준으로 보면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와 틱톡 등에 올린 영상 게시물 삭제 요청이 주를 이뤘다. 그 외 네이버(지식인·카페 등)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주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게시물 삭제 요청도 있었다.

양청삼 개인정보정책국장은 “지우개 서비스는 온라인 게시물 삭제 지원을 통한 실질적 도움을 주고, 아동·청소년 시기부터 개인정보를 스스로 보호하는 인식 조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