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10주기 D-97…‘노란 장미’ 건넨 가족들 “다시 노란 리본 물결을”
‘세월호 참사 10주기, 나 000는(은) ____.’
이름과 다짐이 비워진 노란 종이를 들고 세월호 참사 가족·시민단체 활동가 40여명이 10일 서울 중구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 섰다. 97일 앞으로 다가온 4·16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시민들에게 “잊지 않고 함께 행동하기로 했던 마음을 다시 모아달라”고 요청하기 위해서다.
이날 4·16 세월호 참사 10주기 위원회(10주기 위원회)는 ‘D-100 기억다짐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종기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단원고 2학년 1반 수진 아빠 김종기입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참사 10년, 그 시간을 버틴 김 위원장에게 딸은 여전히 고등학교 2학년이다.
김 위원장은 “10년이 흐른 지금도 이 자리에 서 있게 될 줄 몰랐다”며 “왜 침몰했는지, 왜 구하지 않았는지 그 간단한 답을 아직도 듣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활동을 마무리하는 10년이 아니라 우리가 얻지 못한 답을 얻는 10년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세월호 세대인 ‘97년생’ 김지애씨(26)는 “희생된 304명을 구할 책임 있는 어른도, 또래 잃은 허망함에 멍해 있던 우리를 위로해줄 어른도 없었다”고 지난 10년을 돌아봤다. 김씨는 “참사의 진실규명은 우리 또래들에게 너무도 중요했다”고 했다.
김씨는 97년생들이 2년 전 10·29 이태원 핼러윈 참사 때 다시 또래를 잃는 슬픔을 겪었다고 했다. 그는 “또 참사가 닥쳐 내가 사랑하는 친구와 가족이 떠나가는 것을 지켜보지 않을 것”이라며 “안전사회를 구축하는 97년생으로 살아갈 것이며, 그런 세상을 함께해달라”고 했다.
10주기 위원회 측은 ‘잊지 않겠다’ ‘가만히 있지 않겠다’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시민들이 지켰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의 기억을 지우고 왜곡해 그 이후의 변화를 거꾸로 되돌리려는 퇴행과 역주행이 거세지고 있다. 다시 노란 리본의 물결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10주기 위원회는 ‘세월호 참사 10주기 시민위원’을 모집 중이다.
세월호 가족들과 활동가들은 “세월호 참사의 온전한 진실, 완전한 책임을 묻겠다” “안전한 사회를 위해 더 단단히 연대하겠다”고 외쳤다. 4·16 생명안전공원의 조속한 착공도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노란 장미를 건넸다. 장미를 받아 든 직장인 유희정씨(42)는 “벌써 10년인가 싶다”며 “저도 아이가 있는 처지에서, 그 10년이 얼마나 힘드셨을지 헤아려지지 않는다”고 했다.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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