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토반도 지진은 인공지진?'…재난 틈타 日 온라인에 허위정보 기승
전문가 "유언비어 자체 없애기 어렵겠지만 이용자가 리터러시 높여야"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지난 1일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이후 온라인상에서 '노토 지진이 인공지진'이라는 등 허위 정보가 퍼지고 있다.
인공지진은 핵실험이나 지하 구조를 조사하기 위해 폭탄을 터뜨리거나 인공적으로 지진을 일으키는 차량으로 지면을 진동시킬 때 나타난다. 일반적인 지진과는 파형이 다르다.
아사히신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분석툴 '브랜드워치'를 사용해 '인공지진' 키워드를 포함한 글을 추출했다. 그러자 지진이 발생한 1일 오후 4시쯤부터 4일 밤 12시까지 약 37만 건의 게시글이 올라온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글이 게시된 일시는 1일 오후 5시대로 약 3만 건이 올라왔다. 이 중 인공적으로 일으킨 지진 및 쓰나미의 군사 이용을 금하는 국제조약을 언급하며 "인공지진은 말도 안 된다는 사람은 이 조약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의 게시글이 259만 회 표시돼 많은 엑스(구 트위터) 이용자에게 노출됐다. 게시물 수 이상으로 그 파급력이 컸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더욱이 이 게시물에는 조약에 대해 설명하는 사이트 링크가 첨부돼 있는데, 이 게시물을 경유해 14억 회 이상 페이지뷰(PV)를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인공지진' 키워드와 함께 게시된 단어나 구를 분석한 결과로는 '3번 폭발음 변전소'가 다수 확산됐다. 또 '노토변전소 3회 폭발음 뉴스가 일제히 사라졌다' 등의 게시글이 약 500만 회 노출됐다.
또 관계가 없는 뉴스에 편승하는 사례도 있었다. 지난 2일 도쿄·하네다 공항에서 해상보안청 항공기와 충돌한 일본항공 여객기에서 승객이 탈출하는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을 첨부해 '지진 다음'이라고 적은 게시물이 약 670만 건 표시됐다.
해상보안청기가 지진 피해 지역을 지원하기 위해 이동하려던 중 사고가 난 것은 맞지만, 영상이 촬영된 장소는 지진 발생지가 아니다.
'인공지진'을 포함한 게시물 약 15만 건은 해당 글을 공유한 장소 특정이 가능했는데, 대부분 일본이었다. 한편 미국에서 공유된 게시물이 약 2000건, 파키스탄이 750건 등 외국발 게시물도 적지 않았다.
함께 사용된 단어는 '음모(론)'이 약 11만600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에 대해 '인공지진 같은 바보 같은 게시글이 돌기 시작했다'라며 '음모론'을 부정하는 내용의 게시물도 약 789만 회 노출됐다.
왜 이같은 허위 정보가 유포되는 것일까. 유언비어나 악성댓글 문제에 정통한 국제대학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센터(GLOCOM)의 야마구치 신이치 준교수는 "지난해 여름부터 에긋에서는 게시물 표시 회수에 따라 수익이 배분되도록 바뀌어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 돈벌이가 되는 '어텐션 이코노미'가 개인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용자끼리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게시물에 주석을 달아 정보를 바로잡는 '커뮤니티 노트'가 "상상 이상으로 잘 기능하고 있다"며 "게시물을 봤을 때 커뮤니티 노트까지 제대로 읽어야 잘못된 정보 유포에 가담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의했다.
효고현립대학 기무라 레오 교수는 NHK에 "'유언비어'에는 사람을 혼란에 빠지게 하기 위한 의도적인 것과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 의도치 않게 유포하는 경우가 있다"고 짚으며 사람은 불안할 때 무언가 이유를 붙여 진정하려는 습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불안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유언비어 자체를 없애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야말로 정보를 수용하는 쪽의 리터러시(읽고 쓰는 정보 수용 능력)를 높여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가시마 미키 SDGs재팬 이사는 "재해라는 긴급 사태야말로 냉정한 SNS 이용이 시험대에 오른다는 것은 동일본대지진과 코로나를 통해 경험했지만 다시금 우리 모두에게 그런 냉정함이 요구된다"고 경계를 촉구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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