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회서 뛰다 넘어지는 아버지…”, 하재훈의 깨달음과 2024시즌 목표 ‘홈런왕’
“아들 운동회 때 달리기하다가 넘어지는 아버지들 있잖아요….”
SSG 외야수 하재훈(34)은 2023년 뼈가 부러지는 부상만 두 번 겪었다. 개막을 불과 한 달 앞둔 3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연습경기 중 외야로 날아오는 타구를 잡으려 몸을 날렸다가 왼쪽 어깨뼈 머리 부분이 골절됐다.
긴 재활을 거쳐 5월25일 LG전을 통해 복귀한 그는 불과 17일 만인 6월11일 NC전에서 도루를 시도하다가 왼쪽 엄지손가락이 부러져 일찌감치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하재훈은 지난 9일 스포츠경향과 통화하며 “‘잘하고 싶다’는 생각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았던 것 같다”고 했다.
타자로 전향한 두 번째 시즌이던 지난해, 하재훈은 타자로서도 유의미한 성적을 내고픈 욕심이 컸다. 과거 미국과 일본에서 오랜 기간 타자로 뛴 경험이 있기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넘쳤다. 그러나 의욕이 앞서면서 간과한 점이 있었다.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을 냉철히 구분하지 못한 것이다.
하재훈은 “아들 운동회에 참석한 40~50대 아버지들이 젊은 시절을 떠올리며 뛰다가 넘어지는 것과 비슷하다고 느꼈다”고 웃으면서 “지금의 나는 과거와 분명 다른데, 기억 속 감각에 따라 몸을 날리고 뛰다가 계속 다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9년 SK(현 SSG)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한 하재훈은 3시즌 동안 투수로 뛰었다. 과거 야수로서 날 선 움직임과 감각들이 무뎌질 수밖에 없는 시간이다.
부상도 막지 못한 재능이란 이런 것일까. 두 번째 부상에서 복귀한 하재훈은 오른손 거포로서 잠재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2023시즌 77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303, 7홈런, 3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42를 기록하며 다음 시즌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재훈은 구단과 2024시즌 연봉 계약에서 기존보다 4500만원(81.8%) 오른 1억원에 도장 찍으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로써 그는 투수와 타자로 모두 ‘억대 연봉’을 받는 진기록도 남겼다. 하재훈은 KBO리그 첫해였던 2019시즌 팀의 마무리 투수로서 61경기 5승3패 36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 1.98을 기록하며 그해 ‘세이브왕’에 등극했다. 당시 최저연봉(2700만원)을 받았던 하재훈은 이듬해 연봉 계약에서 455.6%(1억2300만원) 인상된 1억5000만원에 재계약했다.
이처럼 투·타 양쪽에서 모두 재능을 보여준 하재훈은 야구계 은어로 ‘야잘잘’(야구는 잘하는 사람이 잘한다)이라는 평가를 받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러나 평소 훈련을 열심히 하기로 정평이 난 그는 자신의 재능보다 ‘노력’이 돋보이길 바랐다.
하재훈은 “노 페인, 노게인(no pain, no gain)이라는 말처럼,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누구보다 열심히 하면,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의 올해 목표는 건강하게 한 시즌을 완주하는 것이다. 투수에 이어 타자로도 ‘타이틀 홀더’가 되고픈 바람도 있다. 하재훈은 “사람은 궁극적인 목표를 따라가게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며 “마음대로 되진 않겠지만 ‘홈런왕’을 목표로 뛰어 볼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10일 오전 미국으로 출국한 하재훈은 텍사스주 댈러스에 있는 추신수의 집에서 스프링캠프 전까지 훈련한다. 그는 “올 시즌에는 초반부터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끔 따뜻한 곳에서 일찍 운동을 시작한다”며 “모든 준비를 마치고 필드에서 뵙겠다”고 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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