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안 팔려요"…'주택 수 제외'서 빠진 오피스텔 주인들 또 한숨

소형·신축만 주택 수 제외…거래절벽 심각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올해 상반기 월세 100만원을 웃도는 서울 소형 오피스텔 거래가 처음으로 2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른바 '전세 대란'으로 인해 전세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월세 선호 현상으로 고액 월세 계약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사진은 12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오피스텔이 밀집한 빌딩 모습. 2023.7.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의 방안의 일환으로 소형·신축 주택에 한해서만 주택 수 제외를 추진하면서 기존 오피스텔 소유주들의 불만이 거세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앞서 비아파트 중심의 공급 정책 전환을 언급해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컸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10일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방안'을 발표한 후 오피스텔 소유주들이 가입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불만의 글이 폭증했다.

한 오피스텔 소유주는 "실수요자가 거래할 수 있도록 규제를 푸는 내용은 아예 없고 건설사를 위해 신규 물량만 풀어주는 방안"이라면서 "왜 오피스텔은 준공 시기, 면적 등을 나눠서 갈라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오피스텔 소유주는 "아파트가 너무 비싸서 아파텔을 매수했는데 생각하지도 못한 규제 강화로 주택 수에 포함되고 거래도 아예 안 되고 있다"면서 "정부가 언급한 대상지의 오피스텔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의문"이라면서 토로했다.

정부는 이달부터 2025년 연말 사이에 준공된 전용 60㎡ 이하, 수도권 6억원·지방 3억원 이하의 다가구 주택, 아파트를 제외한 공동주택, 도시형생활주택,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해서만 취득세·양도세·종부세 산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키로 했다. 즉 오피스텔 전체가 아니라 소형·신축으로 한정했다. 정부는 혜택을 보는 소형 신축 비아파트 전체 규모와 관련해서는 1년 인허가 물량이 12만가구임을 감안해 약 24만가구로 추산했다.

오피스텔 소유주들이 주택 수 제외 등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이유는 오피스텔이 한 때 아파트의 대체제로 주목 받았지만, 고금리와 시장 침체,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시장이 급랭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수천만 원에서 억원 단위의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분양권이 속출한다. 거래절벽도 심각하다. 지난해 서울에서 이뤄진 오피스텔 매매 건수는 7000대 건으로 2022년보다 45% 이상 하락했다. 2021년과 비교하면 60% 이상 급감했다.

정부가 비아파트 중심의 공급정책으로 전환을 언급하면서 오피스텔도 규제 완화에 기대감이 컸지만, 이번에도 범위를 한정해 기존 오피스텔 소유주들은 혜택을 받기 어려워졌다. 박상우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은 후보자 시절 인사청문회에서 "다양한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오피스텔 건축을 활성화하는 게 정책 중 하나"라면서 오피스텔 공급 규제 완화를 시사한 바 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