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지문 ‘판박이 논란’에 교육부 칼 빼들었다

신정은 2024. 1. 1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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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영역 문항이 사설 모의고사 문제와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교육부는 "사교육업체의 모의고사를 입수해 출제 중인 수능 문항과의 유사성을 검토하겠다"고 10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시중에 판매되는 문제집만 확인했지만, 앞으로는 수능 출제본부에 입소한 이후에도 '사교육 업체의 모의고사'를 입수해 출제 중인 수능 문항과의 유사성을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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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업체 모의고사 입수해 유사성 검토”
수능 출제위원 사전검증·사후관리 강화키로
▲ 오석환 교육부 차관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열린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범정부 대응 관련 긴급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영역 문항이 사설 모의고사 문제와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교육부는 “사교육업체의 모의고사를 입수해 출제 중인 수능 문항과의 유사성을 검토하겠다”고 10일 밝혔다.

교육부는 전날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오석환 차관 주재로 EBS,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함께 ‘사교육 카르텔 긴급 점검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방안을 발표했다.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지문은 수능 직후부터 대형 입시학원의 유명 강사가 만든 사설 모의고사 지문과 한 문장을 제외하고 동일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문제의 문항은 ‘넛지’의 저자인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출간한 ‘Too Much Information’에서 발췌됐다.

이에 더해 이 지문이 비슷한 시기 제작된 EBS 수능 교재 감수본에 실렸다가 최종본에서 제외됐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감사원은 현재 해당 지문이 수능, 사설 모의고사 문제집, EBS 수능 교재 감수본 등 3곳에 중복 출제된 경위 등을 감사 중이다.

사설 모의고사를 제작한 강사는 현직 고교 교사들에게 사들인 문항으로 교재를 만들었다는 의혹을 받아온 인물이다. 현재 교사 4명과 함께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수사 의뢰됐다.

▲ 대형 입시업체의 1타 강사가 제작한 사설 모의고사 문제와 흡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을 빚고 있는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영역 23번 문항.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갈무리]]

이와 관련, 수사 의뢰된 교사 4명은 2023 수능이나 모의평가 출제에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교육부는 전했다.

다만, 이들 4명이 EBS 집필에도 참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 감사 사안이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교육부와 EBS, 평가원은 비슷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수능과 EBS 출제 과정을 개선하기로 했다.

평가원은 수능 출제과정에서 사교육 유착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출제위원의 사전 검증·사후 관리를 체계화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시중에 판매되는 문제집만 확인했지만, 앞으로는 수능 출제본부에 입소한 이후에도 ‘사교육 업체의 모의고사’를 입수해 출제 중인 수능 문항과의 유사성을 검토한다.

수능 문항과 사교육 업체 모의고사가 유사하다는 이의가 제기될 경우에 대비해 이의 신청 검토 절차와 조치 방안도 마련한다.

2023학년도 수능 당시 평가원은 ‘판박이 지문’에 대한 이의가 제기됐음에도, “문제·정답 오류 자체에 대한 이의 신청이 아니다”는 이유로 심사 대상으로도 올리지 않았다.

이와 함께 EBS는 교재 집필에 참여하는 교원의 구성·운영 원칙을 강화하기로 했다.

개발 중이거나 개발이 완료된 문항이 유출되지 않도록 보안 체제도 재정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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