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받은 김태오 DGB 회장…3연임·시중은행 다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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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사진=DGB금융지주)]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사법리스크가 사라지면서, 이제 시선은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인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과 김태오 회장의 3연임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대구지방법원 제11형사부는 오늘(10일) 국제상거래에 있어서 외국 공무원에 대한 뇌물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태오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김 회장은 지난 2020년 대구은행 캄보디아 현지법인 특수은행의 상업은행 인가를 취득하기 위해 브로커를 통해 캄보디아 금융당국 공무원 등에게 로비자금으로 350만달러(한화 41억원 규모)를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에 검찰은 김 회장에게 징역 4년에 벌금 82억원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상업은행 인가 자금이 기업활동에 쓰였고 개인적인 용도로 쓰이지 않아 뇌물이나 불법으로 인정하기 힘들다며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김태오 회장의 변호인은 선고 후 입장문을 통해 "재판부의 정확하고 현명한 판단을 존중하고 환영한다"며 "김태오 회장이 앞으로 개인의 명예 회복과 조직의 평판을 되살리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회장에 대한 무죄 선고로 DGB금융그룹의 당면과제의 향방이 주목받게 됐습니다.
사법리스크 해소...시중은행 전환 가속도?
사법리스크 해소로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 속도가 붙을지는 의문입니다.
대구은행이 스스로 발목을 잡았기 때문입니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8월 직원 수십명이 고객 동의를 받지 않고 1천개가 넘는 예금 연계 증권계좌를 부당 개설한 정황이 적발된 바 있습니다.
이는 지난해 7월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공식화한지 불과 한 달 만에 발생해, 시중은행 전환에 먹구름이 끼었습니다. 공식화 당시만 해도 같은 해 9월 중으로 시중은행 전환 인가 신청을 끝내고 연내 전환하겠다는 게 대구은행의 계획이었지만, 차질이 빚어진 것입니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대구은행 직원들을 대상으로 소명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이번달 중에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 필요한 심사기준을 발표할 예정이며, 1분기 내에 은행법 법령해석도 추진할 방침입니다.
대구은행이 최근 다른 시중은행과 발맞춰 개인 사업자에 대한 이자 캐시백을 실시하기로 하는 등 상생금융에 나서고 있지만, 대구은행이 스스로 만든 금융사고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관측입니다.
DGB금융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시중은행 전환과 관련된 공고를 내야 인가 접수를 할 수 있는데, 아직 공고가 언제 나온다고 고지받지 못했다"며 "현재로서는 TF에서 내부 작업을 진행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임기 만료 앞둔 김태오…무죄가 연임 직행카드?
1심에서 무죄를 받은 김태오 회장의 연임 여부도 관심입니다.
김태오 회장은 지난 2018년 취임해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했고, 이번 임기는 오는 3월 주주총회까지입니다.
이미 DGB금융은 지난해 9월부터 경영승계 절차를 시작했고, 지난해 10월에는 복수의 외부 전문기관을 선정해 후보자 추천 등 선임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DG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이달 말쯤 롱리스트를 확정하고 내달 중순쯤 숏리스트를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내·외부 후보군 선정작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김 회장이 이번에 무죄를 받으면서 3연임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나이가 걸림돌입니다.
DGB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에는 '회장은 만 67세가 초과되면 선임 또는 재선임 될 수 없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1954년생인 김태오 회장은 만 69세로, 현재 내부규범에 따르면 재선임될 수 없습니다. 이에 내부규범을 손질해 연령 기준을 만 70세로 올리면 연임이 가능합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해 10월 "이미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열린 상황에서 현재 회장의 연임을 가능하도록 (규정을) 바꾸는 건 축구 시작하고 중간에 룰을 바꾸는 것과 같다"며 김 회장 연임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기준을 바꿔 연임에 도전할 수는 있지만, 금감원이 대구은행의 금융사고에 대한 처벌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수 있고, 이 결정이 시중은행 전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규범 손질을 강행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김 회장이 연임에 도전하지 않고 용퇴를 결정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DGB금융 관계자는 김 회장의 연임 여부와 관련해 "회추위에서 독립성을 갖고 CEO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무죄 선고와 관련해 회추위의 입장이 별도로 나온 것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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