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최초 나스닥 직상장’ 한류홀딩스, 상장 반년도 안돼 “기업 존속 의문”
1년새 당기순손실 2배 증가에 상장 유지 빨간불
경쟁 업체 대비 서비스 경쟁력 높다고 보기 어려워
국내 스타트업 최초로 나스닥에 직상장했다고 자부하는 한류홀딩스가 상장 약 반년 만에 상장 유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내년까지 회사가 지속해서 영업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분기보고서에서 밝히기도 했다. 이는 누적 적자 때문이다. 약 66억원이던 영업 적자는 1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시가총액은 상장 반년 만에 10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한류홀딩스는 한류 팬덤 플랫폼 ‘팬투’를 운영하는 한류뱅크의 지주사다. 팬투는 K-팝 팬들이 소통하는 커뮤니티가 마련된 애플리케이션(앱)이다.
한류홀딩스가 현재 주가 수준을 유지하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할 수 있다. 나스닥은 주가가 한 달 이상 1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상장폐지 여부를 심사하기 때문이다. 팬투의 실적이 급반전하면 한류홀딩스 또한 실적이 개선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만만치 않아 보인다.
10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한류홀딩스는 3분기 보고서에서 (회사의) 추가적인 손실과 부정적인 현금 흐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런 불확실성은 해당 분기보고서 발행 후 12개월 동안 회사가 계속 기업으로 존속될 수 있는지에 대한 중대한 의구심(substantial doubt)을 제기한다’고 했다. 한류홀딩스는 지난해 11월 17일에 3분기 보고서를 제출했다.
계속 기업으로서의 존속이 불확실한 이유는 적자가 2배가량 늘었기 때문이다. 2022년 1~3분기 한류홀딩스의 당기순손실은 503만8818달러(약 66억원)였는데, 지난해 1~3분기엔 916만3826달러(약 120억원)로 불어났다. 마케팅·광고비와 일반 관리비(인건비 등)가 급증하면서 운용 비용은 1년 새 76.98% 늘었는데, 매출은 49.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 적자 누적에 주가 하락… 자칫하다간 상폐 위기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은 부진하다. 지난 8월 공모가 10달러로 상장한 한류홀딩스는 상장 첫날 7.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후 주가는 계속 하락해 지난해 11월 10일 주당 1달러까지 떨어졌다. 당기순손실의 규모가 커졌다는 내용이 담긴 3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날엔 0.5달러로 추락했다. 가장 최근 거래일인 이달 9일엔 0.84달러에 장을 마쳤다.
한류홀딩스의 주가가 앞으로도 1달러 미만에 거래된다면 회사는 SEC로부터 상폐 경고를 받는다. 한류홀딩스가 상장한 나스닥 캐피탈 마켓의 상장 지속 요건은 크게 A와 B 두 트랙으로 나뉜다. A 요건을 전부 다 충족한 상태에서 B 요건 중 하나를 마저 지켜야 상장을 유지할 수 있다.
A 요건은 ▲최소 둘 이상의 등록된 시장조성자 ▲30거래일 연속 주당 최소 1달러 이상 ▲300명 이상의 주주 ▲50만주 이상의 주식 ▲100만달러(약 13억원) 이상의 시장 가치 등 5가지다.
9일 기준 한류홀딩스는 여타 요건을 맞추고 있지만 ‘주당 최소 1달러 이상’을 맞추고 있지 못하다. 지난달 20일부터 13영업일 연속 1달러를 밑돌고 있다. 앞으로 17영업일, 즉 다음 달 1일까지 1달러를 넘지 못하면 SEC로부터 경고장을 받는다. 이후 회사는 최장 1년의 유예 기간을 받는데 그동안 상장 유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B 요건은 ▲지배주주 지분 250만달러(약 32억원) 이상 ▲시가총액 3500만달러(약 460억원) 이상 ▲최근 회계연도 또는 최근 3개 회계연도 중 2개 회계연도에 50만달러 이상의 순이익으로 셋 중 하나만 맞춰도 상장이 유지된다.
한류홀딩스는 적자 기업이라 순이익이 아닌 시총 기준으로 B 요건 중 하나를 맞춘 상태다. 9일 한류홀딩스의 시총은 4400만달러(약 585억원)다.
◇ 팬투 경쟁력 살릴 방안 부족
주 수익원인 팬투의 성장을 확신할 수 없다는 게 한류홀딩스의 가장 큰 문제다. 팬투가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요인은 팬덤 간 경쟁심 유발, 즉 투표다. 팬투는 매월 생일인 아이돌을 모아 투표를 붙이는데, 1등한 아이돌 팬들에겐 전광판 광고 등의 리워드를 제공한다.
주된 수입원은 앱에 들어가는 광고 매출이다. 앱 화면 최상단에 타 기업을 광고해 매출을 챙기는 식이다. 통상 앱이 받는 광고비는 월간활성이용자(MAU)에 연동된다. 해당 앱의 사용자가 많을수록 광고 단가가 오르는 것이다.
MAU는 회사 내부 자료라 공개되지 않지만 엿볼 수 있는 수치가 있다. 앱스토어 내 다운로드 수다. 구글 앱스토어 내 팬투의 다운로드 횟수는 ‘50만회 이상’이다.
유사한 사업 구조를 가진 ‘뮤빗’, ‘아이돌챔프’ 등은 팬투보다 10배 많은 ‘다운로드 500만회 이상’이다. 이 앱들의 경쟁력은 투표의 권위에 있다. 앱 자체 투표와 자체 보상에 그치는 팬투와 달리 두 앱은 공중파·케이블 채널 음악 프로그램과 연동돼 있다. 뮤빗은 MBC <쇼! 음악중심>, 아이돌챔프는 MBC M <쇼! 챔피언>이다.
음악 프로그램에서 매주 1위 노래를 선정할 때 음원·앨범 판매 점수와 함께 투표 점수를 보는데, 이때 투표는 뮤빗과 아이돌챔프를 통해 가능하다. 자신이 응원하는 가수를 1위로 만들기 위해 팬이 자신들의 앱을 다운받도록 유인하는 것이다. 팬의 충성도가 곧 수익성으로 이어지는 엔터테인먼트 사업 특성을 영리하게 이용한 결과이기도 하다.
팬투가 연예인 소속사가 운영하는 앱처럼 독보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하이브는 ‘위버스’를 운영 중인데, 위버스는 가수의 일상 방송을 라이브로 단독 송출한다.
팬투처럼 위버스도 커뮤니티를 운영하긴 하나 더 경쟁력이 있는 지점은 가수가 직접 참여한다는 것이다. 가수가 커뮤니티에 글을 남기거나 팬이 올린 글에 댓글을 달기도 한다. 사용자가 가수와 직접 소통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리슨’, JYP엔터테인먼트는 ‘버블’ 앱을 운영 중인데, 이 앱들은 사용자가 소속 가수와 직접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게 했다. 월 구독 방식으로 월 최소 구독료는 4500원이다. 유료 구독자 수는 해외 사용자를 포함해 수백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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