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얼어붙는 마을, 태안 정산포에 경사가 났다

송인걸 기자 2024. 1. 1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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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군 근흥면 정산포는 태안에서 서쪽 안흥항으로 가다 북쪽 해안에 있는 작은 어촌이다.

김진규 정산포 어촌계장은 "바지락은 수확기가 겨울인데 양식장 진입로가 좁다. 파도가 얼어붙으면 경운기 사고가 잦아 주민들이 많이 다치기 일쑤였다"며 "어촌계 건물은 2층인데 1층은 공동작업장이다. 단열이 안 돼 춥고 화장실은 동파돼 사용 못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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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의 어촌신활력 증진사업 대상에 선정된 충남 태안군 근흥면 정산포 모습. 태안군 제공

충남 태안군 근흥면 정산포는 태안에서 서쪽 안흥항으로 가다 북쪽 해안에 있는 작은 어촌이다. 주민은 302명, 어선은 26척인데 대부분 1톤 미만이고 주 수입원은 주꾸미잡이와 김·바지락 양식이다.

10일 정산포 주민들은 “드디어 방파제가 생긴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해양수산부의 어촌신활력 증진사업 대상에 선정돼 2026년까지 방파제 정비와 어장 진입로 확장 예산 등으로 50억원을 지원받는다. 이에 따라 정산포는 올해부터 3년 동안 방파제를 약 100m 연장하고, 양식장·어장 진입로를 넓히는 한편 침수방지 시설과 안전시설을 정비하는 공사가 진행된다. 어촌계회관 현대화 공사도 한다.

주민들이 반색하는 것은 마을이 북향이어서 겨울에는 근소만을 건너온 북서풍에 파도가 쳐 지붕까지 얼어붙고, 여름에는 남쪽에서 올라오는 태풍에 어선들을 육지로 올려놓아도 몇척씩은 꼭 뒤집히는 등 피해가 작지 않았는데 이제는 마음 졸이지 않고 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김진규 정산포 어촌계장은 “바지락은 수확기가 겨울인데 양식장 진입로가 좁다. 파도가 얼어붙으면 경운기 사고가 잦아 주민들이 많이 다치기 일쑤였다”며 “어촌계 건물은 2층인데 1층은 공동작업장이다. 단열이 안 돼 춥고 화장실은 동파돼 사용 못 했다”고 전했다. 그는 “제대로 된 방파제가 만들어지면 태풍이 와도 배를 육지로 올리지 않아도 되고 겨울에는 파도를 막아 줄 것이다. 어촌계건물도 리모델링하면 춥지도 덥지도 않게 작업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한편 해양수산부의 어촌신활력 증진 사업은 살고 싶은 어촌을 위해 국내 300여 어촌의 경제·교육·문화·의료·일자리 등 경제·생활과 안전시설을 지원하는 것이다. 앞서 태안군은 지난해 어촌생활 플랫폼 부문에서 소원면과 고남면, 안전시설 개선 부문에 연포항이 선정돼 2년을 연속해 지원받게 됐다.

가세로 태안군수는 “정산포는 주민들의 환경개선 의지가 높은 곳으로, 최근 7명이 귀어하는 등 인구도 유입되고 있으나 어항 시설이 취약해 침수와 월파 등 피해가 이어져 왔다”며 “어촌신활력 증진사업은 어촌의 정주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삶의 질을 높이고 인구 유출을 막는 구실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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