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출제할 때 일타강사 모의고사 문제도 점검한다

교육부, 수능 영어 지문 유출 의혹에 보완대책 논의
입시업체 모의고사 입수해 수능 문항과 유사성 검토

오석환 교육부 차관이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열린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범정부 대응 관련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앞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문제를 출제할 때는 시중에 출판된 문제집뿐 아니라 사교육업체의 사설 모의고사를 입수해 유사 문항이 출제되지 않도록 한다.

수능 이후 입시업체의 사설 모의고사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 이의신청 때 이를 검토하는 절차와 조치 방안을 마련한다.

10일 교육부는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한국교육방송공사(EBS)와 전날 개최한 '사교육 카르텔 긴급 점검회의'에서 이 같은 보완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2022년 11월 치러진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지문이 그해 9월 나온 '일타 강사'의 모의고사 문제집과 이듬해 출간 예정이던 EBS 수능 연계교재 감수본에 포함돼 유출 의혹이 일자 전날 긴급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 교육부와 평가원, EBS는 사교육 강사와 현직교사 간 문제 거래 원천 차단, EBS 교재 집필‧감수진의 사교육 유착 방지, 수능 출제 및 이의신청 처리 방식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평가원은 수능 출제과정과 관련해 출제위원의 사전 검증과 사후 관리를 체계화한다. 이와 함께 수능 출제본부에 입소한 이후에도 사교육업체의 모의고사를 입수해 출제 중인 수능 문항과 유사성 등을 검토한다.

수능 시험 이후 사교업체 모의고사와 유사성 지적이 제기될 경우 이의신청 때 검토하는 절차와 조치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은 시험 직후부터 수험생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출 의혹이 제기됐지만 평가원은 '우연의 일치'라며 심사 대상에 넣지 않았다.

EBS는 교재 집필자 구성‧운영 원칙을 강화한다. EBS 교재 집필에 참여한 교원은 사교육업체와의 유착 유혹이 더욱 강할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개발 중이거나 개발이 완료된 문항이 유출되지 않도록 보안 체제도 재정비한다.

교육부, EBS, 평가원은 사교육 카르텔 대응 등을 위한 실무 협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향후 재발을 방지하고 수능 출제 등의 공정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발표하기로 했다.

jin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