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N “손흥민 보유국 한국, 클린스만 감독이 맞아?”

박효재 기자 2024. 1. 1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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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오른쪽)과 주장 손흥민. 게티이미지



“한국에는 손흥민(32·토트넘)이 있다. 하지만 클린스만은 감독으로 적합할까?”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60)이 방송 패널로 출연하고 있는 미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이 대표팀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 변수로 클린스만 감독을 지목했다. ESPN은 9일 이 같은 제목의 기사를 통해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국내 비판 여론을 전하는 한편, 그 이유를 조목조목 짚었다. 특히 역대 최강 전력으로 평가받는 대표팀을 이끄는 만큼,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임기를 보장받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SPN의 지적대로 클린스만 감독의 지도자로서 최근 경력을 놓고 보면 그의 지도력을 믿고 따르기는 힘들다. 2006년 조국 독일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자국 대표팀을 3위에 올려놓고, 2008년 7월 독일 최고 명문 구단 바이에른 뮌헨 감독에 부임했지만, 시즌 도중 경질됐다. 당시 뮌헨에서 뛰었던 필립 람은 훗날 자서전을 통해 클린스만 감독은 전술적으로 무능하다고 비난했다.

미국 대표팀을 이끌던 2016년에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북중미 지역 예선에서 미끄러지면서 32년 만에 본선 진출 실패라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이후 2019년 말부터 분데스리가 헤르타 베를린 지휘봉을 잡았지만, 구단과 갈등 끝에 76일 만에 스스로 물러났다. 독일 현지 매체조차 “과거 독일 대표팀의 성공 뒤에는 요아힘 뢰브 코치의 힘이 컸다”며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적 역량을 인정하지 않았다.

ESPN은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이후에도 회의적인 시선을 떨쳐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전술적인 역량 부재는 물론 한국에 상주하겠다는 약속을 어기며 비난을 샀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미디어와 팬들은 그가 미국 캘리포니아 자택에서 지낸 시간과 비교해 한국에 머무는 시간을 계산하는 데까지 나아갔다”고 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에게 평가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그는 과거 경기 내용이 안 좋거나 대표팀 소집 명단에 의문이 제기될 때마다 “우리의 목표는 아시안컵 우승”이라면서 조직력을 다지는 과정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전력 예상대로라면 한국은 토너먼트 8강에서 강호 이란을 만나 첫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ESPN은 2019년 대회 당시 전임자인 파울루 벤투 감독을 언급하며 “8강전에서 카타르에 졌어도 2022 카타르 월드컵 때까지 기회를 부여받았지만, 비슷한 상황에서 클린스만 감독에게도 기회가 주어질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이 다시 신뢰를 회복하는 방법은 성적으로 증명하는 것 뿐이다. 현재 대표팀 선수단 면면만 보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아시아 최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출신 주장 손흥민은 물론 세계 최고 축구선수를 가리는 발롱도르 22위로 전 세계 센터백 1위에 올랐던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 프랑스 리그1 명문 구단 파리 생제르맹의 주전으로 자리 잡은 차세대 에이스 이강인(23)이 버티고 있다.

다만 한국은 손흥민, 박지성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64년 동안 아시안컵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현재까지 부상 선수도 없고 선수들의 기량도 절정에 달했지만, 선수층이 얇은 것은 약점이다. 토너먼트에서는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른다. 클린스만 감독의 역량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한편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전지훈련을 해온 대표팀은 10일 아시안컵 결전지인 카타르 도하에 입성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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