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제주 취임 일성 밝힌 'K리그 최고령' 김학범 감독, "나이는 숫자, 어리다고 생각 프레쉬한 건 아냐... 89년 이후 무관인데 꼭지 따겠다"

임기환 기자 2024. 1. 1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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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서귀포)

제주 유나이티드의 새로운 수장으로 부임한 김학범 감독이 이번 시즌 K리그에서 노장의 힘을 발휘하겠다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김 감독은 10일 오후 2시 제주 클럽 하우스에서 개최된 취임 기자회견에서 "나이는 숫자다. 중요하지 않다. 숫자가 적다고 생각이 프레시하고 소통 잘 되는 건 아니다. 생각의 전환이 중요하다. 그런 부분에 책임감 많이 느낀다. 그걸 느끼고 잘하면 더 많은 사람에게 기회가 돌아갈 거다. 생각하고 염두에 두고 더 집중하고 연구할 생각이다"라며 소통의 힘으로 나아가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밖에 1989년 이후 무관인 제주를 상위권으로 올려 놓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일단 파이널A인 6강에 진입한 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권, 우승권으로 단계적으로 올라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다음은 김 감독 일문일답.

제주 부임 소감은?

"아름답고, 좋고, 행복한 제주 감독으로 오게 되어 행복하다. 행복한 곳에서 행복한 축구 하려 한다. 지켜봐 주시면 행복 축구가 이런 것인지 알게 해드리겠다. 좋은 발전과 구성원의 행복 위해서 열심히 해보겠다"

홈 승률이 높지 않았는데, 개선 계획이 있나

"많은 분들이 노력 많이 하셨을 거다. 처음 제주를 보았는데, 홈 승률이 너무 낮더라. 지난해 33라운드 기준 4승 6무 6패였다. 홈 승률 높이는 게 급선무다. 프로 팀 감독을 많이 해봤지만, 제주가 원정이 까다로운 팀이었는데, 작년엔 많이 낮았다. 이 부분을 발전시켜 높이면 팬들이 많이 오지 않을까. 방법은 생각 많이 하고 있다."

선수 영입 현황과 의도는

"외국인 선수 2명을 영입했다. 수비보단 득점력 문제란 판단에서 미드필더와 공격수를 선발했다. 충분히 공간 메워주지 않을까. 많은 효과 보지 않을까. 재갈재민은 프로에서 실패 맛본 선수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지난해 목포에 있었다. 배고픈 선수는 갈망이 크다. 그래서 데려왔다."

추후 선수 영입 방향은

감독 욕심은 끝도 없다. 좋은 선수를 받아 잘하고 싶다. 구단에선 노력하고 있다. 이 팀이 필요한 선수가 누군가. 현재 스쿼드 안에서 누가 필요한지 구단하고 많은 대화 나누고 있다. 이런 부분이 이루어지면 좋은 제주가 되지 않을까.

선수단 리빌딩 계획은

"리빌딩은 한 번에 안 된다. 그러면 팀에 문제점 생길 수 있다. 기본 흐트러트리지 않은 상태에서 하나씩 해결할 방법을 의논하고 있다. 시간 걸리나 좋은 방향으로 건강한 팀으로 되지 않을까 싶다."

김학범호 사단 후배들을 K리그 감독으로 만난다

"내가 쉬고 있는 동안 (이)민성이는 선배가, (김)은중이는 동기가 되었다. 둘 다 잘한다. 승부의 세계는 선후배가 없다. 누가 이길지 모른다. 맞상대 한다면 어떻게든 이기도록 노력해 보겠다."

공부하는 감독으로 유명한데 제주의 장단점 파악은 됐나

"제주가 잘할 땐 잘하다가 떨어질 땐 급격히 떨어진다. 굴곡이 심한 팀이다. 모든 분들이 잘 준비했지만, 왜 안 될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런 부분 파악하고 해결 방안 찾고 있다. 목표 세 가지로 구분했다. 일단 6강을 들어야 한다. 이게 안 되면 아무 것도 안 된다. 파이널B 가면 강등을 걱정해야 한다. 두 번째는 ACL 티켓 따는 거다. 세 번째는 이런 과정 걸쳐져야 우승 갈 수 있다." 

K리그 판에서 6시즌 떠나 있었는데, K리그가 어떤 부분이 발전한 거 같나

"숫자적으로 떠나 있었지만, 계속 현장에 있었다. 선수 선발하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현장 다녔다. 엊그제까지 현장 있었다. 발전하는 팀도, 내려가는 팀도 있었다. 이전에는 수비 축구한다고 내려서는 패턴이 많았는데, 전체적으로 라인 올려서 압박하는 축구 보여준다. 세계축구 트렌드다. 고무적이고 좋은 현상 아닌가."

구사하고픈 축구, 추구하고픈 축구가 있나

"누구보다 빠르게 도입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90분이 아닌 100분 넘는 축구라 강인한 체력이 요구된다. 이게 준비 안 되어 있으면 어렵다. 남들보다 한발, 1~2M 더 뛰고 상대 괴롭히는 축구하겠다."

아시안컵 한국 성적 예상

"우리와 일본은 결승에서 붙을 거 같다. 그 전까지는 6경기를 치러야 한다. 그걸 잘 치르면, 한일전에서 붙으면 우리가 우승할 거라 본다. 6경기 과정에서 로테이션 잘해야 한다고 본다. 이라크랑 할 때 했는데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았다. 이런 부분이 평가전 치를 때 아쉬움으로 남았다. 과연 클린스만 감독이 로테이션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서 결승 올라가면 승산 있다. 이 과정까지 어찌 운영할 것인가. 고정 선수만 계속 뛰면 체력적 부분 우려가 된다."

전훈 해외 안나가고 제주에서 한 이유는

"태국 치앙마이였었는데, 취소했다. 선수들 몸이 안 되어 있는 상태에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전훈 추진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보았다. 여기서 차분하게 준비하는 게 더 발전적이고 좋지 않을까 싶다. 서로가 알아가는 단계에서 일정 소화하면 잘못하다 부상 선수도 나올 수 있다. 체력 끌어올리자는 생각이다."

최고령 감독. 베테랑으로서 경험 많은 지도자의 가치 보여줄 건가

"나이는 숫자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중요하지 않다. 숫자가 적다고 해서 생각이 프레시하고 소통 잘 된다고 생각 안한다. 외국의 로이 호지슨 감독은 나이가 많다. 생각의 전환이 중요하다. 그런 부분에 책임감 많이 느낀다. 그걸 느끼고 잘하면 더 많은 사람에게 기회가 돌아갈 거다. 생각하고 염두에 두고 더 집중하고 연구할 생각이다."

해외에서 이 팀을 롤모델로 삼고 싶다고 눈 여겨보는 팀은?

"유럽, 남미, 동남아 돌아 보면서, 남미와 브라질은 지도자로서 매력 있는 지역은 아니다. 유럽에 매력적 팀이 많은데, 하나를 짚기 보단 장점만 뽑아서 쓰고 싶다. 스리백일 땐 어떤 형태, 포백일 땐 어떤 형태로 가려 한다. 카타르 월드컵 때보다도 지금 유럽축구 공수 폭이 더 좁아졌다. 나는 도입에는 도전적이다. 도입 안하곤 잘잘못을 모른다. 좋은 건 해보려 한다."

선수들에게 한 얘기와 강조한 것들이 있나

"선수들 만나서 첫째로 한 얘기는 도와달라였다. 나도 선수도 구단도 그렇게 삼위일체가 되면 모두가 그런 마음 생긴다. 팀이 하나가 되지 않으면 좋은 성적 되지 않는다. 어필이 필요 없었다. 선수들이 나에 대해 너무 잘 안다. 우리가 다 같이 갈 수 있는 게 중요하다. 강압은 먹혀 들지 않는 세대와 환경이 되었다. 서로 같이 해야 한다. 왜하고 같이 하는 지 이해해야 더 좋은 효과 볼 수 있다."

제주는 시즌 전에 한라산에 올라가는 전통이 있는데 추진 중인가

"우리 팀만 아니라 18세 팀도 있고, 직원도 전부다 올라갔으면 하는 생각이다. 한라산이 허락을 안해준다. 전부 등록을 해야한다. 와서 하려다보니 31일밖에 시간이 없더라. 일단 나 포함 2명 등록해놨다. 겨울에 올라가면 굉장히 좋다. 기회가 된다면 전체가 올라가는 기회를 가지면 어떨까 한다. 도에서 도와줘야 가능한데 쉽지 않을거 같다. 나라도 올라갔다 오겠다."

이번 시즌 K리그에서 주목하는 팀은

"포항, 광주를 꼽고 싶다. 누가 봐도 지켜볼 팀이다. 가성비 대비 좋은 성적 낸 팀이다. 우리 프로가 갈 방향 많이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이젠 그 팀과 경기하는 입장이다. 어떻게 잡을 것인가가 숙제다."

황선홍 감독의 올림픽 대표팀에도 한 말씀 부탁 드린다

"올림픽을 논하기에 앞서 과정이 중요하다. 티켓 못 땄다. 순서에 의해서 차근차근 하나씩 해야 한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챔피언십을 해결해야 올림픽에 도전한다. 그 다리를 건넌 다음 단계별 구상을 했음 좋겠다. 6전 전승으로 우승했지만, 전임자로서 해보니 쉽지 않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 드린다

"이제 제주는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간 팬들이 실망했던 경기를 많이 보여줬는데, 실망시키지 않은 경기를 보여 드리려 한다. 많은 팬들의 응원도 필요하다. 그럴 수록 신바람 나서 더 좋은, 홈에선 더 좋은 경기 보여 드리도록 혼신을 다하겠다. 원정팀이 힘들어하는 무덤이 되는 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팬들의 힘이 중요하다. 성원 부탁드리면 좋은 모습으로 보답 드리겠다. 제주가 1989년 이후 우승 못했다. 힘 합쳐서 꼭지 따보도록 하겠다. 그 과정이 어떻게 변하는지 꾸준히 관심 갖고 지켜봐 주시면 그것도 재밌는 스토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제주 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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