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빼고 다 어려워” 소매유통업 체감경기 냉랭

박상영 기자 2024. 1. 1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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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맥주를 고르고 있다. 2023.11.09. 조태형 기자

고물가·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소매유통업체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소매유통업체 500곳을 대상으로 올해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79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지난해 1분기(64)에 저점을 찍었던 RBSI는 이후 꾸준히 올라 4분기에는 83까지 올랐지만 올해 1분기에 다시 내림세로 전환했다.

RBSI는 유통기업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지표로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낸다.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 소매유통업 경기를 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는 “높아진 물가에다 고금리 지속으로 가계부채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고금리 여파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주식, 주택 등 자산가치 불확실성으로 확산하면서 소비시장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편의점(80→65)은 부정적 전망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유동인구가 줄어드는 비수기인 데다 여기에 점포 수 증가로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경쟁 심화로 인해 점포당 매출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는 점도 악재로 꼽혔다.

성장세가 둔화하는 온라인쇼핑(86→78)도 부정적 전망이 늘었다. 특히, 초저가를 무기로 국내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영향력 확대는 업계의 위기감을 높이고 체감경기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비대면 소비 증가로 입지가 좁아지는 대형마트(88→85)도 전망이 개선되지 못했다.

반면, 백화점(88→97)만 기준치에 근접했다. 소비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도 프리미엄 상품 강화 등을 통해 불황기에도 부침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대한상의는 설명했다.

업체들은 올해 역점을 두고 추진하려는 경영 전략(중복응답)으로 비용 절감(52.8%), 온라인채널 강화(29.8%), 오프라인 채널 강화(19.6%), 차별화 상품 개발(18.2%) 등을 들었다. 경영 애로 사항으로는 비용 상승(36.4%), 고물가 지속(21.4%), 시장 경쟁 심화(14.2%), 고금리 지속(10.2%) 등을 꼽았다.

김민석 대한상의 유통물류정책팀장은 “유통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며 “소비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디지털 전환과 저성장기에 맞는 채널·상품·물류 전략 마련을 통한 능동적 대응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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