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로 돌아온 학범슨 “지금은 강압적으로 하는 시대 아냐, 서로 돕는 행복축구 하겠다”[현장인터뷰]

정다워 2024. 1. 10.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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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이 10일 서귀포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귀포 | 정다워기자


김학범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이 10일 서귀포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귀포 | 정다워기자


[스포츠서울 | 서귀포=정다워 기자] 김학범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은 ‘행복 축구’를 꿈꾼다.

김 감독은 10일 서귀포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24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김 감독은 2017년 광주FC를 이끈 후 7년 만에 K리그 무대에 복귀했다. 그동안 23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며 아시안게임 금메달, 아시안컵 우승, 올림픽 8강 등을 견인하는 성과를 냈다.

제주는 구단의 새로운 미래를 이끌 적임자로 경험이 풍부한 김 감독을 선택했다.

김 감독은 “좋은 곳, 아름다운 곳에 와 행복하다. 조금 더 행복한 축구를 하기 위해 모든 선수, 코칭스태프와 함께한다. 지켜봐 주시면 행복 축구가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제주의 발전과 행복을 위해 열심히 해보겠다”라는 부임 소감을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선수들을 만나 도와달라고 했다. 나도 돕고 선수도 도와야 한다. 구단도 서로 도와야 한다. 내가 끌고 가겠다는 게 아니다. 지금 시대에 강압적으로 할 수는 없다. 선수 스스로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서로 도우면 삼위일체가 된다. 그러면 더 좋은 팀이 될 수 있다. 팀이 하나가 돼야 한다. 어려울 때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 이 두 가지를 부탁했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제주를 ‘안방 호랑이’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가장 홈 승률을 높이는 것이다. 프로팀을 많이 해봤지만, 제주 원정은 까다롭고 어렵다. 지난해에는 홈에서 많이 못 이겼다. 그 부분을 높이면 팬도 더 많이 오실 것이다. 어떤 방법을 써야 할지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최고의 목표”라고 말했다.

김 감독이 내건 올시즌 제주의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잘할 땐 잘했지만 못할 땐 못했다. 굴곡이 심했다. 전임 모든 분이 잘했고 준비했겠지만 개인적으로 왜 안 됐는지 생각하고 있다. 해결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라며 “목표는 세 가지다. 일단 파이널A 진출이다. 그래야 두 번째 목표인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노릴 수 있다. 그 과정에 가면 우승에도 도전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오랜 기간 K리그에서 일하지 않았지만 김 감독은 연령대 대표팀에서 일했기 때문에 계속해서 현장을 지켜봤다. 그는 “리그 수준은 전체적으로 발전하는 팀도 있지만 내려가는 팀도 있었다”라며 “그래도 바뀌는 것 중 하나가 라인을 올려 압박하는 축구를 한다는 점이다. 세계 축구의 트렌드다. 도전하는 지도자 입장에서 그런 축구를 많이 시도한다”라며 K리그의 변화에 관해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포항과 광주는 누가 봐도 지켜볼 만한 팀이다. 가성비가 좋았다. 프로가 가야 할 방향성을 보여줬다고 본다. 이제 그 팀과 경쟁해야 한다. 어떻게 잡을 것인지 방법을 찾는 게 내 숙제”라고 두 팀을 경계했다.

이어 김 감독은 “나 역시 그런 부분을 도입할 것이다. 그런 축구를 늘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선수 파악이 끝나면 어떤 축구를 할지 정할 것이다. 지금 축구는 90분이 아니라 100분을 한다. 더 강인한 체력이 요구된다. 체력이 안 되면 압박도 할 수 없다. 상대보다 한 발 더 뛰는 축구를 할 것이다. 상대를 괴롭히겠다”라는 구상을 밝혔다.

유럽, 남미를 자주 나가 현대 축구를 관찰하는 김 감독은 최근 “유럽 쪽에 매력 있는 팀이 많다. 다만 한 팀을 생각해 롤모델로 삼기보다는 각 팀의 장점을 뽑아 접목하려고 한다. 거기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카타르월드컵 때보다 유럽 축구는 선수 간의 폭이 굉장히 좁아졌다. 그런 점은 도입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제주는 1차 동계 훈련을 해외가 아닌 서귀포 클럽하우스에서 진행한다. 김 감독은 “취소했다. 몸이 안 돼 있다. 부상 우려가 크다. 아직 서로 잘 알지도 못한다. 밖에서 하는 게 무리가 따른다고 봤다. 차분하게 국내에서 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1960년생인 김 감독은 복귀와 함께 K리그 최고령 지도자가 됐다. 김 감독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중요하지 않다. 나이가 어리다고 소통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생각이 새로운 것도 아니다. 생각의 전환이 중요하다. 책임감을 느낀다. 내가 더 잘하면 더 많은 지도자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이다. 더 좋은 모습으로 연구하면서 보여줄 생각”이라는 각오를 이야기했다.

올시즌 김 감독은 자신의 사단으로 함께했던 이민성 대전하나시티즌 감독, 김은중 수원FC 감독과 경쟁하게 됐다. 김 감독은 “두 사람 모두 잘한다. 승부의 세계에서는 누가 이길지 모른다. 선후배도 없다. 상대하게 되면 어떻게 하든 이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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