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그데이즈’ 터졌다, 윤여정 입담[스경X현장]

이다원 기자 2024. 1. 1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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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여정이 10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점에서 열린 영화 ‘도그데이즈’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제대로 터졌다. 배우 윤여정의 입담에 영화 ‘도그데이즈’(감독 김덕민) 제작보고회 현장이 웃음으로 물들었다. 이 온기만큼 영화도 따뜻하게 다가갈까.

10일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도그데이즈’(감독 김덕민) 제작보고회에는 윤여정을 비롯해 유해진, 김윤진, 정성화, 김서형, 이현우, 탕준상, 윤채나, 그리고 김덕민 감독이 참석해 영화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도그데이즈’ 출연진, 사진제공|CJ ENM



‘도그데이즈’는 성공한 건축가 민서(윤여정)와 MZ 라이더(탕준상), 싱글 남녀와 초보 부모까지 혼자여도 함께여도 외로운 이들이 특별한 단짝을 만나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수많은 출연진이 무대에 올랐지만 이날 분위기를 달군 건 윤여정이었다. 똑 부러진 답변과 타고난 센스, 위트있는 추임새로 제작보고회 내내 큰 웃음을 안겼다.

윤여정은 전작 ‘그것만이 내세상’ 조감독이었던 김덕민 감독과 인연을 소개하며 “‘그것만이 내세상’ 촬영 당시 우리 둘이 개취급을 받아서 전우애가 생겼다. 그래서 ‘덕민이가 입봉하는 날 내가 꼭 출연하겠다’고 생각했다”고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주변에서 ‘덕민’이라고 하지말라더라. 그래서 아까 만나 감독님이라고 불렀다”고 공손한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인사말 하는 윤여정, 사진제공|연합뉴스



탕준상이 대선배인 윤여정과 첫만남을 떠올릴 때에도 윤여정의 재치는 빛났다. 그는 탕준상이 “대선배고 존경하는 마음에 긴장을 엄청 했다. 우리 할머니보다도 나이가 많아 어렵게 생각했는데 막상 촬영하니 선배 덕분에 현장까지 따뜻해지더라”라고 하자 “솔직히 추웠어, 얘”라고 받아쳐 웃음보를 자극했다. 이어 탕준상이 “선배가 있으니 제작진 측에서도 핫팩 하나 줄 걸 두개 챙겨주고, 미니 난로도 2개 있을 게 35개나 있더라. 따뜻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하자 “그거 노인(자신) 덕 본 거야. 노인 없었으면 못 해”라고 말해 재미를 더했다.

정점을 찍은 건 기자와 질의응답에서였다. 취재진 측에서 “‘미나리’ 정이삭 감독에 대해 ‘내가 예전엔 촬영 끝나면 감독들 욕을 하고 다녔는데 정이삭 감독은 인품이 정말 좋아 단 한번도 욕하지 않았다’고 했었다. 이번 김덕민 감독은 어떤가”라고 묻자 정정을 요청하며 “감독 욕을 하고 다니기까지 하진 않는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솔직히 현장이 평화롭진 않다. 치열하다. 제작보고회에선 배우들이 인품이 좋아 아름다운 얘기만 하는데, 반은 거짓말이다. 정해진 시간에 찍어야 하니 감독과 배우 모두 예민해진다. 그런데 감독 중엔 준비를 안 해온 사람들도 많다. 그럴 땐 정말 짜증난다”며 “그에 비해 정이삭 감독은 정말 열심히 한다. 그래서 나도 이 한 몸 불살라서 연기했다. 김덕민 감독도 준비를 많이 해온다. 그래서 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덕민 감독은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 비결에 대해 말하다가 “사실 윤여정 캐스팅이 가장 절실했다. 그가 출연을 수락한 순간 힘을 받아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그래서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했고, 윤여정은 씨익 웃으며 “앞으로도 욕 안 하겠다”고 해 또 한 번 장내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함께 있던 유해진은 “그동안 나도 제작보고회를 숱하게 하면서 ‘왜 이렇게 틀에 박힌 말만 해야하나’ 싶었는데 윤여정 선배를 보니까 진짜 동치미 한사발 마신 것처럼 시원하다. 나중에 나도 저렇게 해야겠다”며 그의 입담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도그데이즈’는 다음 달 7일 개봉한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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