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없는 '남매의 난'… 바람잘 날 없는 아워홈 [한양경제]

권태욱 기자 2024. 1. 1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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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why] 오빠 구본성 전 부회장, 경영수업 받던 동생 밀어내고 대표이사 맡아
오빠 보복운전 혐의로 실형받자 구지은 부회장 등 여동생들 해임안 의결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아워홈 본사. 아워홈 제공

아워홈이 바람잘 날이 없습니다.

일단락된 줄 알았던 아워홈 남매간의 경영권 다툼이 오빠의 고소로 인해 다시 불거졌습니다.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은 구자학 창업주의 첫째 아들이며 구지은 부회장은 막내 딸입니다.

구 전 부회장의 지분율은 약 38.6%로, 나머지 지분은 구 전 부회장의 여동생 셋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둘째 미현 19.28%, 셋째 명진 19.6%, 막내 구 부회장이 20.67%를 갖고 있습니다.

세 자매 합산 지분율은 약 59.6%에 달하며 남매들이 아워홈 전체 주식의 98%를 갖고 있는 구조입니다.

범 LG가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의 ‘남매갈등’은 8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16년 구 부회장은 사남매 중 유일하게 아워홈에서 경영수업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구 전 부회장이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2016년 구 부회장을 제치고 경영에 참여하면서 분쟁이 시작됐습니다. 2017년 장녀 미현씨가 오빠의 손을 들어주면서 구 부회장은 돈까스 전문점 ‘사보텐’ 등을 운영하는 자회사 캘리스코 대표로 밀려납니다.

구 전 부회장의 승리로 기울던 경영권 분쟁은 2020년 반전을 맞습니다. 구 전 부회장이 보복운전 혐의로 물의를 일으키면서 실형을 선고받자 세 자매가 경영권 분쟁에 나섰습니다.

2021년 구 전 부회장이 1심에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받자 6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세 자매가 60%의 지분을 앞세워 오빠의 대표이사직 해임안을 통과시킵니다. 이 분쟁에서 패한 구 전 부회장은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으며 구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았습니다.

아워홈은 이후 구 전 부회장이 해임된 해에 그를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합니다. 이사 보수 한도를 초과해 보수를 받았다는 이유입니다. 또 대표이사 시절인 2017년 7월부터 약 4년에 걸쳐 수억원대 상품권을 구입해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지난 8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선 구 전 부회장의 혐의와 관련해 2차 공판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구 전 부회장은 대표이사 재직 시절 △주주총회 결의 없이 자신의 급여를 증액할 것을 지시한 뒤 초과 지급금을 받은 혐의 △코로나19로 회사의 경영이 어려운 시기 나 홀로 성과급 20억원 상당을 받은 혐의 △회삿돈으로 상품권을 매수해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토지의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을 회사 대금으로 납부한 혐의 △골프장 회원권을 개인 명의로 매수하면서 회삿돈을 사용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습니다.

구 전 부회장은 2022년엔 아워홈 지분을 매각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는데, 현재까지 지분 매각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구 전 부회장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회사 연간 순이익의 10배가 넘는 약 3000억원을 배당하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구 전 부회장은 구 부회장이 미래 먹거리를 발굴을 위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CES)에 참석한 날, 동생들을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합니다.

이유는 “구지은 부회장과 구명진 사내이사가 2023년 아워홈 주주총회 이사 보수 한도 승인 결의가 위법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거액의 이사 보수를 받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구 전 부회장 측은 “이사 보수는 주주총회 결의로 정해야 하고, 이때 이사인 주주는 특별 이해관계가 있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며 “2023년 주주총회 당시 현장에서 이해관계가 있는 주주는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고 지적했음에도 구지은 부회장은 이를 묵살하고 의결권 제한 없이 이사 보수 한도를 150억원으로 하는 안건을 가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아워홈 측은 “아워홈은 창사 이래 이사 전원의 보수 한도(총액)를 정하는 결의에 있어, 이사인 주주가 특별이해관계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결의해 왔다”라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이는 구본성 전 부회장 재직 시절에도 똑같이 적용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워홈 측은 “구본성 전 부회장이 이사 보수 관련 내용으로 회사로부터 소송을 당한 것은 이사 보수 한도를 초과해서 보수를 받았기 때문”이라며 “현재 경영진은 전체 보수 한도는 물론, 이사회 규정에서 정한 개별 보수 한도 역시 초과한 사례가 없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구 전 회장 측은 “회사가 아닌 개인을 고소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남매의 난이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구 부회장은 사업에 집중하며 위지 정면 돌파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워홈은 “현재 경영진과 전 임직원은 불투명한 경영 환경 속에서 오직 회사의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2020년 창사 이래 첫 적자 이후 1만 아워홈 직원들은 절치부심해 1년만에 다시 흑자로 전환하는 저력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상식을 벗어난 일부 주주의 요구로 직원들이 받을 상처에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숱한 위기를 한마음 한뜻으로 극복해 온 임직원의 노력에 주주로서의 기본적인 역할과 책임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했습니다.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가 선보이는 ‘한양why’는 경제·사회·정치 각 분야에서 발생한 이슈나 사건, 동향 등의 ‘이유’를 집중적으로 살펴 독자들이 사건의 이면과 본질을 들여다보기 위한 인사이트를 키울 수 있도록 돕는 기획 코너입니다.

권태욱 기자 lucas45k@hanyang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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