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종사자, 4대 그룹 넘었다

지난 2022년 벤처기업에 종사하는 사람 수가 4대 그룹 전체를 합산한 것보다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IT 산업의 발달로 벤처업계가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벤처기업의 매출 총합도 재계 3위인 SK그룹에 약간 못 미치는 정도까지 올라왔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0일 발표한 '2022년도 기준 벤처기업 정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벤처기업 수는 3만5123개사로 전년 대비 3196개사 감소했다. 혁신적인 벤처기업을 가려낼 수 있도록 요건 심사 기준을 강화하면서 벤처기업 수가 일시적으로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조사에 따르면 벤처기업의 절반은 첨단 제조·서비스업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보면 소프트웨어(SW)개발이 12.2%, 정보통신이 10.5%, 기타 서비스 8.2%, 기타 제조 7.2%, 전자부품 6.7%, 기계 6.6%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58.1%로 집중 현상이 여전히 심했다. 서울과 경기에만 벤처기업의 54.5%가 집약돼 있었다. 전북과 강원, 울산의 벤처기업은 2% 미만이었고, 제주와 세종도 1%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벤처기업의 총 종사자 수는 80만8824명으로 조사됐다. 4대 그룹 전체에서 고용한 인력인 74만6000명을 6만명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특히 벤처기업의 정규직 비율은 약 96.8%로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는 모습이다.

2022년 벤처기업 총 매출액은 211조원으로 재계 3위 그룹인 SK(224조원)과 4위 LG(141조원) 사이에 위치한다. 기업 하나당 평균 매출액은 6억5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억5000만원 증가했다. 벤처기업은 연구개발에도 활발하게 인력과 자금을 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율은 4.2%로 대기업(1.6%)의 2.6배, 중견기업(1.0%)의 4.2배에 달했다.

이상천 중기부 벤처정책과장은 "벤처기업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크게 성장하며 우리 경제의 든든한 한 축이 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대기업집단을 제외하면 연 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이 2500개 정도인데, 이중 벤처 출신이 3분의 1인 870여개에 달한다"고 말했다.최상현기자 hyun@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