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류현진의 시간 다가온다' 경쟁자 컵스행, 美 일침 "SF 또 日 투수 놓쳤다, 영입은 오로지 이정후뿐"
미국 매체 USA 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 기자는 10일(한국시간)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시카고 컵스가 이마나가 쇼타와 계약에 합의했다. 오는 11일 시카고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을 예정이다. 메디컬 테스트에서 특이 사항이 발견되지 않으면 시카고 컵스와 계약이 공식화된다"고 밝혔다.
의외의 행선지다. 이마나가는 이번 오프시즌 동안 막바지에 샌프란시스코와 강력하게 연결돼 있었다. 앞서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지난 9일(한국시간) "이마나가의 결정이 임박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보스턴 레드삭스, 시카고 컵스, LA 에인절스가 최종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소식통은 '모든 정황이 샌프란시스코를 가리키고 있다'며 샌프란시스코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다 이마나가의 시카고 컵스행 소식이 전해지기에 앞서 미국 매체 뉴욕 포스트의 칼럼니스트 존 헤이먼은 SNS에 "샌프란시스코가 이마나가 영입을 포기했다. 시카고 컵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이마나가 영입을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는데, 결국 시카고 컵스가 보스턴 레드삭스를 누른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 정확한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마나가의 계약 총액은 1억달러(한화 약 1317억원)를 상회하는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나가는 이번 오프시즌에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했다. 그러나 FA(프리에이전트) 시장 초반에 '최대어' 오타니 쇼헤이는 물론,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거취가 정해지지 않은 채 시간만 흘러갔다. 이에 뒤에 있는 나머지 준척급 투수들은 협상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마나가는 이미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비롯해 보스턴 레드삭스와 LA 에인절스, 시카고 컵스 등이 영입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진출했기에, 협상 마감 시간도 존재했다. 이마나가의 포스팅 협상 마감 시한은 오는 12일 오전 7시였다. 결국 시카고 컵스가 극적으로 이마나가 영입전의 최종 승자가 됐다.
만약 이마나가가 무사히 메디컬 테스트를 마친다면 곧 시카고 컵스 구단의 공식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이 경우, 이번 오프시즌에 세 번째로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일본인 선수가 된다. 앞서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LA 다저스, 마쓰이 유키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각각 입단한 바 있다. 더불어 이마나가는 지난 202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일본인 타자 스즈키 세이야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 시카고 컵스는 이번 시즌 이마나가를 비롯해 카일 헨드릭스와 저스틴 스틸, 제임슨 타이욘, 하비에르 아사드로의 5인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할 전망이다.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피칭 내용을 보여줬다.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투수다.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9 프리미어12,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서 대표팀 투수로 발탁됐다. 지난해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서는 일본 대표팀의 한국전에서 선발 다르빗슈의 뒤를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당시 3이닝 3피안타(1피홈런) 무4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한국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박건우가 이마나가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쳤다. 이어 미국과 결승전에서도 선발로 나서 2이닝 4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 쾌투를 펼치며 팀 우승에 일조했다.
이마나가의 행선지가 정해지면서 류현진의 시간도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의 잠재적 경쟁자들이 자신의 행선지를 찾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류현진의 선발 경쟁자로 분류됐던 션 마네아가 뉴욕 메츠로 향했다. 미국 매체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은 지난 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션 마네아(32)가 뉴욕 메츠와 2년 2800만 달러(한화 약 368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계약 사항에는 2024시즌이 끝난 뒤 옵트아웃(선수가 계약을 파기한 뒤 FA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조항) 조건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 짐 보우덴은 지난 6일 이마나가 영입전에서 남아있는 팀으로 LA 에인절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그리고 시카고 컵스를 꼽았는데, 결국 최종 승자는 시카고 컵스였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오프시즌 이정후를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87억 원)에 영입하며 외야와 공격을 확실하게 보강했다. 그러면서 이정후와 포지션이 겹치는 외야수 미치 해니거와 투수 앤서니 데스클라파니를 시애틀 매리너스로 보는 대신 2021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로비 레이(33)를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했다. 2명을 주고 1명을 받는 2:1 트레이드였다. 이애 샌프란시스코는 로건 웹, 레이, 알렉스 콥, 로스 스트리플링으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을 갖추게 됐다. 다만 레이는 지난해 5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았기 때문에 이르면 올스타 휴식기 때 복귀할 전망. 또 엉덩이 수술을 받은 콥도 6월께 합류가 가능하다.
이날 미국 매체 NBC 스포츠 베이 에어리어는 "이마나가 쇼타는 이번 오프시즌 샌프란시스코가 놓친 가장 주목할 만한 FA"라면서 "하지만 샌프란시스코는 이마나가뿐만 아니라 같은 일본인 스타인 오타니와 야마모토도 놓쳤다. 하지만 오타니와 야마모토도 놓쳤다. 이 둘이 라이벌 팀에 합류하는 것을 지켜본 건 큰 타격이었다"고 썼다. 그러면서 "샌프란시스코는 한국인 외야수 이정후와 6년 1억 13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지만, 2024시즌과 그 이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강호인 LA 다저스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움직임이 필요한 게 분명하다.(San Francisco signed Korean outfielder Jung Hoo Lee to a six-year, $113 million contract last month, but it's clear more moves must be made to keep up with the powerhouse Dodgers in the NL West in 2024 and beyond)"고 일침을 가한 뒤 "샌프란시스코는 여전히 코디 벨린저와 맷 채프먼 마커스 스트로먼과 같은 다른 FA 선수들과 연결돼 있다. 이번 오프시즌이 진행되면서 샌프란시스코는 적어도 하나 이상의 큰 영입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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