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 치료하는 똑똑한 박테리아…합성생물학으로 개발

박정연 기자 2024. 1. 1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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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유전자 교정 기술로 피지세포를 죽이는 박테리아를 만들었다.

구엘 교수는 "이번 연구에선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박테리아의 유전자를 교정할 수 있는 기술 플랫폼을 개발했다"며 "현재는 여드름 치료에 집중하고 있지만 향후 면역 조절 등 다양한 용도의 '똑똑한 박테리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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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폼페우파브라대, 유전자 교정 박테리아로 효과 확인
여드름이 난 피부를 살피고 있는 여성. 게티이미지뱅크

과학자들이 유전자 교정 기술로 피지세포를 죽이는 박테리아를 만들었다. 향후 여드름 치료에 다양하게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전자를 교정해 특정 기능을 강화한 박테리아로 질병을 치료하는 연구가 활발히 이어질 전망이다.

마르크 구엘 스페인 폼페우파브라대 교수가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팀은 특정한 박테리아의 유전자를 교정해 여드름 증상 치료에 적합한 분자를 생산하는 데 성공한 연구 결과를 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발표했다.

여드름은 모낭이 막히거나 모낭에 염증이 생겨 발생하는 흔한 피부 질환이다. 여드름의 형태는 농포성이냐 결절성이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지만 발병하는 원인 자체에는 차이가 없다. 

모낭에 서식하는 세균을 죽이기 위해 항생제나 비타민A 유도체인 이소트레티노인을 사용해 여드름을 치료한다. 이같은 약물로 피부조직의 안과 밖에서 피지를 분비하는 피지세포의 사멸을 유도한다.

문제는 일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항생제는 피부조직 전체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피부에 존재하는 유익한 미생물을 파괴할 수 있다. 과학자들이 새로운 방식의 여드름 치료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다.

연구팀은 여드름 치료제로 쓰이는 이소트레티노인의 매개체인 NGAL 단백질을 분비할 수 있는 박테리아에 주목했다. '큐티박테리움 아크네스'라는 이름의 박테리아다. 이 박테리아의 유전자를 교정해 NGAL 단백질 분비 기능만을 촉진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박테리아를 주입한 쥐에게선 피지조절 세포가 효과적으로 사멸됐다.

연구팀은 "유전자를 교정하는 과정에서 DNA가 세포 내부에서 안정적으로 유전자 기능을 발현하게 하는 데 특히 주의를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만들어진 박테리아는 당장 사람의 여드름 치료에 사용되진 않는다. 쥐와 인간의 피부가 다른 만큼 실제 사람의 피부나 사람의 피부를 모방한 3D 피부에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생물 구성요소를 변형하는 합성생물학의 성공적인 사례로도 평가된다. 구엘 교수는 "이번 연구에선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박테리아의 유전자를 교정할 수 있는 기술 플랫폼을 개발했다"며 "현재는 여드름 치료에 집중하고 있지만 향후 면역 조절 등 다양한 용도의 '똑똑한 박테리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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