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전 모바일 "회색의 잔영보다 발전, 과금은 꽤 맵다"
라인게임즈가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에 이어 9일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를 출시했다. 개발사는 각각 레그스튜디오와 미어캣게임즈로 서로 다르지만, 원작, 장르, 아트 스타일이 서로 동일하니 아무래도 회색의 잔영이 연상될 수 밖에 없다.
가뜩이나 회색의 잔영을 플레이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재탕하는 느낌 날 것 같은데 괜찮을까" 싶었다. 그래픽이나 캐릭터 모델링 등 자잘한 변경은 있었지만 초반부 스토리는 거의 동일한 수준이었다.
첫 인상은 나쁘지 않았다. 콘솔 플레이 감성을 좋아하는지라 회색의 잔영이 이렇게 나왔으면 더 좋았겠다 싶을 정도다. 다만 원작 창세기전의 인물로 캐릭터를 구성하려다보니 이올린과 칼스, 베라딘이 한 파티라는 기묘한 상황에 몰입이 쉽지 않았다.
클로즈 베타 테스트 때부터 불안했던 과금 모델은 역시나 매우 매웠다. 그나마 재조합권으로 랜덤 옵션작 난도는 낮아졌다. 부족한 강화 재료와 중복 획득이 필요한 각성으로도 버거운데, 캐릭터와 장비 모두 각성할 생각을 하니 눈앞이 깜깜해졌다.
■ 그래픽 "회색의 잔영보다 발전했다"
카툰 렌더링의 힘인지, 회색의 잔영보다는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세련된 인상이었다. 클로즈업되는 전투 컷신에서도 모델링이나 모션이 어색하지 않았다. 빼어나지는 않지만 기본은 했다.
플레이하며 대화창의 일러스트 표정이 상황에 따라 변화해서 놀랐다. 전투 후 피가 묻거나, 눈을 감거나, 입을 여는 등 소소한 차이지만 회색의 잔영보다 눈에 띄게 좋아졌다. 전투 컷신 역시 좋은 인상을 받았다.
배속을 지원하지 않는 튜토리얼에서 일일이 타깃과 액션을 지시하다보니 초반부터 조금 지루하게 느껴졌다. 튜토리얼이 짧은 것도 아니라 더 그랬다. 창세기전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초반부터 게임에 흥미를 느끼기는 어려워 보인다.
■ 전투 "모바일이라 한결 단순해졌다"
전투 시스템은 확실히 모바일 플랫폼에 맞춰 간소화됐다. 회색의 잔영에서는 주요 전략 요소였던 방향 지정이 사라졌다. 협공 역시 앞뒤로 적을 마주하고 있을 때에만 발동 가능하며, 초필살기의 대미지와 범위 역시 하향 조정됐다.
초반 챕터를 진행하다보면 자동 조작 기능이 해금되지만, 단순 처치 임무가 아닌 지점 도착 임무 등은 AI의 수준이 높지 않아 직접 조작했다. 물론 최저 스펙으로 스토리를 밀 때도 수동 조작이 훨씬 편하다.
전투 콘텐츠는 크게 월드맵에서 진입 가능한 스토리와 미션, 메인 화면 탭에서 진입하는 수행으로 나뉜다. 스토리는 말 그대로 메인 시나리오가 진행되는 콘텐츠고, 미션과 수행에서는 캐릭터 클래스 승급 및 레벨 업, 강화에 필요한 재료를 파밍할 수 있다.
■ 캐릭터 육성과 장비 강화 "클래스 분화 굿, 랜덤 옵션 흠…"
캐릭터 육성은 클래스, 티어 별로 분화되는 방식이다. 이올린을 예로 들자면 1티어 파이터로 시작해 2티어에서 소드맨과 나이트로 나뉘고, 3티어에서는 소드맨이 소드마스터, 나이트는 로열나이트와 아크나이트로 선택지가 주어진다.
클래스 레벨을 올리면 새로운 패시브 스킬 및 액티브 스킬을 배울 수 있다. 언제든 원하는 클래스로 전환할 수 있고, 클래스 승급할 때마다 보너스 스탯이 주어지기 때문에 굳이 어떤 클래스로 승급할 지 고민할 필요는 없다.
중복 캐릭터 획득 혹은 파밍으로 얻을 수 있는 기억의 파편은 캐릭터 각성에 사용된다. 지역 조사로 기억의 파편을 파밍할 수 있지만 전설 캐릭터 기억의 파편은 등장 확률이 매우 낮은 데다, 기억의 파편만으로는 캐릭터 획득이 불가능하다. 소위 말하는 '명함'만으로도 게임 플레이가 가능할 지는 지켜봐야 한다.
장비 강화 역시 돌파와 각성 모두 존재한다. 돌파 시 랜덤으로 옵션이 부여되고, 재조합 도구로 랜덤 옵션을 재설정할 수 있다. 원하는 옵션을 뽑기 위해서는 굉장히 많은 재설정 시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BM "걱정했던 대로 너무 맵다"
캐릭터 획득 확률은 2.5퍼센트, 픽업 확률은 이의 절반인 1.25퍼센트, 천장은 120회로 무난한 편이다. 픽업 캐릭터 획득 시 천장 초기화를 꼭 했어야 했나 싶다.
다만 캐릭터와 무기 모두 중복을 통한 각성이 필요하며, 무기는 인게임에서는 전혀 수급할 도리가 없어 과금 부담이 심하다. 지역 조사로 파밍할 수 있는 기억의 파편 드롭률이 낮아, 결국에는 소환으로 중복 캐릭터를 먹어야 각성이 가능하다.
초반 플레이를 하며 느꼈던 가장 큰 장벽은 장비 강화 재료 부족이었다. 제국군 습격으로 어느 정도 수급할 수 있지만 턱도 없이 부족하다. 그러다보니 무기 위주로 강화를 하게 되는데, 방어구 강화가 부족해 후반 스테이지 대미지가 감당이 안 됐다. 나오는 장비를 분해해봤자 엘드만 나오고, 그대로 먹이자니 경험치가 눈꼽만큼 올랐다.
마장기전의 난이도는 초반부터 왜 이리 높게 설정했는지 의문이 든다. 피통은 너무 높고, 돌격으로 시도 때도 없이 도망다니느라 쫓아다니기 바쁘다. 무제한 거리 반격에 두 대 맞으면 마법사나 사제는 그냥 죽는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일 파밍 콘텐츠인데 이렇게까지 스트레스를 줄 필요가 있을까.
suminh@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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