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부품업체 이닉스 "해외투자로 성장 이어갈 것"

최성준 2024. 1. 1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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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 도전…11~17일 수요예측
화재 방지 제품 '내화격벽' 최초 개발
공모금 해외 공장 증설에 사용할 계획

전기차용 2차전지 부품 제조업체 이닉스가 코스닥 공모를 통해 해외 생산기지를 마련하고 성장세를 키워가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2차전지 및 전기차 업체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공표 이후 공급망이 재편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에 신규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이닉스도 주요 고객사의 해외시장 진출에 보폭을 맞춰 동반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2차전지 안정성 높이는 '배터리셀 패드' 전문기업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이닉스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강동호 이닉스 대표는 "배터리 셀패드와 내화격벽을 필두로 2차전지 안정화 시장의 최초라는 지위를 갖고 고객사의 후속제품 채택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한발 앞선 개발로 제품을 다각화해 고객사와 함께 더불어 성장하는 글로벌 2차전지 기업이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1984년 설립한 이닉스는 2016년부터 2차전지 안정성 확보를 위한 부품 중 하나인 배터리셀 패드와 내화격벽을 생산하고 있다. 

배터리셀 패드는 파우치형 배터리셀의 팽창과 수축을 잡아주고 주행 및 충돌시 이탈과 충격을 방지하는 부품이다. 내화격벽은 배터리 화재 발생시 전이를 지연시키는 역할을 한다.

강동호 대표는 "지난해 11월 기준 3444억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했다"며 "주력 제품인 배터리셀 패드를 중심으로 내화격벽의 수주량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닉스의 주력제품인 배터리셀패드의 2020년부터 지난 2022년까지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40%다. 내화격벽은 2024~2026년 확정 수주잔고를 기준으로 매출 성장률이 28%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매출액도 늘어나는 추세다. 2020년~2022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각각 794억원, 992억원, 1143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934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각각 87억원, 98억원, 94억원, 79억원을 올렸다.

주요 협력사로는 현대모비스, H그린파워, SK온의 계열사인 SK배터리아메리카 등이 있다. 해당 배터리 업체는 폭스바겐, 현대차, 기아, 포드 등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제공한다.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이닉스 IPO 기자간담회에서 강동호 이닉스 대표이사가 회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최성준 기자 csj@

"파우치형 배터리에 집중…고객사 수요에 대응"

2차전지는 파우치형·각형·원통형 등 다양한 제품 외형을 가지고 있다. 이 중 이닉스는 파우치형 2차전지에 집중하고 있다. 

파우치형 2차전지는 에너지 밀도가 가장 높고 무게가 가벼워 전기차의 총 주행가능거리를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셀 온도 변화에 따른 수축·팽창으로 화재 발생 위험이 높다.

따라서 원통형, 각형 등 다른 외형 2차전지에서는 안정성 확보를 위한 배터리셀 패드의 필요성이 적다.

이런 이유로 이닉스의 제품군이 파우치형 배터리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투자유의 요소다. 전방산업에서 원통형, 각형 2차전지를 주로 활용하게 되면 실적에 불리해질 수 있다.

특히 최근 테슬라가 4680(지름 46㎜·길이 80mm) 배터리를 개발하면서 시장은 원통형 배터리에 주목하고 있다. 4680배터리는 기존 원통형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5배 높고 제조 비용도 낮다. 이닉스의 주요 협력사인 SK온도 최근 4680 배터리 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닉스 관계자는 "파우치형 배터리는 설계효율이 좋아 전기차 업계에서도 제품 채택 사례가 늘고 있어 2차전지 시장 내에서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만약 고객사가 원통형에 집중할 계획을 세우면 원통형 배터리를 보완하기 위한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공장 증설이 목적…공모금 부족해도 증설

이닉스는 오는 11일부터 17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나선다. 희망공모가는 9200~1만1000원으로 수요예측을 마친 후 19일 공모가를 확정한다. 공모주 청약은 23일부터 24일까지 진행한다.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공모가는 2차전지 및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인 신흥에스이씨, 상신이디피, 영화테크, 알루코, 테이팩스 5개사의 PER을 비교해 결정했다. 

이들 회사의 지난해 3분기 연환산 실적을 적용해 산출한 평균 PER은 12.01배로 계산됐다. 이를 통해 산출한 이닉스의 주당 평가가액은 1만4090원이었으며 할인율 21.93~34.71%를 적용해 희망공모가를 정했다.

이닉스는 이번 상장 공모를 통해 총 300만주를 100% 신주로 모집한다. 희망공모가 하단 기준 276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 조달한 자금은 주로 해외 매출 확대를 위한 미국 현지 생산 시설을 구축하고 인력을 확보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만약 수요예측 결과 부진으로 계획보다 부족한 자금을 확보하게 되면 회사가 보유한 현금을 통해 해외 시설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강동호 대표는 "상장 이후 제품 연구개발과 생산 능력 확대를 통해 2차전지·전기차 시장의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것"이라며 "국내 입지를 기반으로 미국에 새로운 생산 기지를 마련해 공급망을 구축하고 해외 전기차 고객사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성준 (cs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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