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왔지만 다저스 잡기엔…" SF 허탈, 일본인 선수와 또 악연 생겼다

윤욱재 기자 2024. 1. 1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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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후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결과는 또 실패로 이어졌다. 이젠 '악연'이라는 표현을 써도 무방할 정도다.

이번 오프시즌에서 그 누구보다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또 하나의 'FA 타깃'을 놓치고 말았다.

미국 'USA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은 10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시카고 컵스가 일본인 좌완투수 이마나가 쇼타(31)와 계약을 맺었다. 컵스는 11일 시카고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하며 이마나가가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면 13일 입단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1억 달러 계약설'이 돌았던 이마나가가 컵스와 어떤 조건에 합의했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이날 'MLB 네트워크'의 존 모로시는 "이마나가와 컵스는 다년 계약에 합의했으며 연평균 1500만 달러 수준의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전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드러난 것이 없다.

이마나가는 샌프란시스코도 영입을 노렸던 선수로 150km대 강속구를 자랑하는 일본인 좌완투수다. 이마나가의 일본프로야구 통산 성적은 165경기 1002⅔이닝 64승 50패 4홀드 평균자책점 3.18.

이마나가는 2015~2023년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서만 뛰었던 선수로 2016년 22경기에서 135⅓이닝을 던져 8승 9패 평균자책점 2.93으로 활약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2017년에도 24경기에서 148이닝을 소화하며 11승 7패 평균자책점 2.98로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며 승승장구했다.

항상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이마나가는 2018년 23경기에서 84⅔이닝만 던져 4승 11패 4홀드 평균자책점 6.80으로 부진했고 2019년 25경기에서 170이닝을 소화, 13승 7패 평균자책점 2.91로 맹활약하며 부활에 성공했으나 2020년 왼쪽 어깨 수술 여파로 9경기 53이닝 5승 3패 평균자책점 3.23을 남기는데 그쳤다.

그래도 이마나가에게 좌절은 없었다. 이마나가는 2021년 19경기 120이닝을 던져 5승 5패 평균자책점 3.08을 남긴데 이어 2022년 21경기에서 143⅔이닝을 소화하면서 11승 4패 평균자책점 2.26을 마크하며 리그 정상급 왼손투수의 위용을 되찾았다. 무엇보다 2022년 6월 7일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경기에서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것은 하이라이트와 다름 없었다.

▲ 이마나가 쇼타
▲ 이마나가 쇼타

지난 해에는 22경기에 등판해 148이닝을 던져 7승 4패 평균자책점 2.80으로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줬다. 이마나가의 장기는 다름 아닌 탈삼진 능력. 지난 해에도 탈삼진 174개를 수확하면서 센트럴리그 탈삼진 부문 1위에 랭크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마나가의 투구는 일본프로야구 무대에서만 빛난 것이 아니다. 지난 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소금 같은 활약을 펼치며 일본이 우승을 차지하는데 적잖은 기여를 했다.

한국 국가대표 타자들도 이마나가를 만났던 기억이 있다. 한국과 일본은 지난 해 WBC 1라운드에서 만났고 이마나가는 일본 선발투수 다르빗슈 유에 이어 구원투수로 출격했다. 이마나가는 한국 타선을 3이닝 동안 상대하면서 삼진 3개를 잡는 한편 3피안타 무사사구 1실점으로 호투하며 일본이 13-4로 대승을 거두는데 일조했다. 이때 이마나가는 최고 구속 96.2마일(155km)에 달하는 빠른 공으로 한국 타선을 위협했다.

일본은 WBC 결승전에서 미국을 만났고 결승전 선발투수로 이마나가를 내세웠다. 이마나가는 사실상 오프너와 같은 역할을 맡았으나 2이닝 4피안타 1실점을 남기며 승리의 디딤돌을 놨다. 'WBC 홈런왕' 트레이 터너에게 솔로홈런만 맞지 않았다면 무실점 호투도 가능했다. 경기는 일본의 3-2 승리로 끝났고 그렇게 일본의 우승이 확정됐다.

사실 이마나가의 컵스행이 알려지기 하루 전만 해도 이마나가의 행선지는 샌프란시스코가 유력해 보였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9일 "이마나가의 행선지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카고 컵스, 보스턴 레드삭스, LA 에인절스 등 꼽히는 가운데 이들 중 샌프란시스코가 이마나가의 유력 행선지로 떠오를 것"이라면서 "한 소식통은 '모든 정황이 샌프란시스코를 가리키고 있다"라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오타니 쇼헤이도 놓쳤고 야마모토 요시노부도 놓쳤다. 비록 이마나가가 앞서 언급한 오타니, 야마모토와 같은 수준의 선수는 아니지만 샌프란시스코는 결코 이마나가를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오타니와 야마모토 쟁탈전에서 모두 LA 다저스에 처참히 패한 샌프란시스코가 이번엔 이마나가를 영입하기 위해 '올인'을 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끝내 빈손으로 물러날 위기에 몰렸다.

이번 오프시즌 'FA 최대어'로 등장한 오타니는 10년 7억 달러에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샌프란시스코 역시 다저스와 맞먹는 규모의 계약을 제시했지만 오타니는 샌프란시스코를 외면하고 다저스행을 선택했다. 야마모토 역시 마찬가지.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시즌 중에도 일본에서 직접 야마모토를 관찰하는 등 비상한 관심을 나타냈지만 야마모토는 끝내 12년 3억 2500만 달러라는 조건에 다저스와 손을 잡고 말았다.

지금껏 샌프란시스코가 영입한 대어급 FA 선수는 이정후가 유일하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샌프란시스코가 지구 라이벌인 다저스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추가 전력보강이 절실하지만 아직까지 추가 FA 영입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최근 사이영상 출신 좌완투수 로비 레이가 합류하기는 했으나 이는 트레이드를 통해 이뤄진 전력보강이었다.

▲ 오타니 쇼헤이 ⓒ 연합뉴스/AP통신
▲ 야마모토 요시노부

이날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인 'NBC스포츠 베이 에어리어'는 이마나가가 컵스로 향하는 소식을 전하면서 "샌프란시스코가 또 하나의 FA 목표물을 놓쳤다"라면서 "샌프란시스코가 놓친 FA 타깃은 야마모토와 이마나가 뿐 아니라 오타니도 있었다. 특히 오타니가 지구 라이벌팀인 다저스에 합류한 것은 엄청난 타격이었다"라고 샌프란시스코가 노렸던 일본인 트리오와 모두 인연을 맺지 못했음을 이야기했다.

이어 'NBC스포츠 베이 에어리어'는 "샌프란시스코가 지난달 한국인 외야수 이정후와 6년 1억 1300만 달러에 계약했지만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강호인 다저스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더 많은 움직임이 필요한 것이 분명하다"라고 지적했다.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를 영입한 것만으로는 다저스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끝으로 'NBC스포츠 베이 에어리어'는 "샌프란시스코는 여전히 코디 벨린저, 맷 채프먼, 마커스 스트로먼과 같은 FA 선수들과 연결고리가 있다. 적어도 대어급 선수를 1명이라도 더 영입하기를 희망하고 있을 것"이라고 샌프란시스코가 남은 오프시즌 기간에 대어급 선수 영입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 내다봤다.

계속 이어지는 대형 FA와의 악연. 특히 일본인 트리오 중 1명도 잡지 못하면서 샌프란시스코도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순간이 왔다. 아직 FA 시장에는 대어급 선수들이 넘쳐난다. 선발투수는 블레이크 스넬, 조던 몽고메리, 구원투수는 조쉬 헤이더, 내야수는 맷 채프먼, 외야수는 코디 벨린저가 대표적이다. 베테랑 사령탑인 밥 멜빈 감독을 새로 선임하면서 올 시즌 새 출발을 예고한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에 이어 또 하나의 'FA 작품'을 언제 만들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 이정후 ⓒ샌프란시스코 공식 SNS
▲ 파르한 자이디 사장(왼쪽)과 이정후. ⓒ 샌프란시스코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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