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의회, ‘생태계 파괴’ 비판에도 심해 채굴 승인

신기섭 기자 2024. 1. 1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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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의회가 9일(현지시각) 환경 단체 등의 반발을 사고 있는 심해 광물 채굴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단체의 스티브 트렌트 대표는 "최근 노르웨이 바다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채굴을 강행할 경우 바다 생물에 심각한 영향을 줄 걸로 우려된다"며 "심해 채굴은 감당할 수 없는 환경 피해를 주면서 불필요한 광물을 확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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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릴 헤름스타 노르웨이 녹색당 의원, 프랑스 기후운동가 카밀 에티엔과 안소피 루, 프랑스 배우 뤼카 브라보(왼쪽부터)가 9일(현지시각) 노르웨이 의회 앞에서 심해 채굴 허용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오슬로/EPA 연합뉴스

노르웨이 의회가 9일(현지시각) 환경 단체 등의 반발을 사고 있는 심해 광물 채굴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노르웨이 의회는 이날 노르웨이해 바다 밑에서 광물 채굴을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내용의 정부 계획을 찬성 80표, 반대 20표로 통과시켰다. 의회 심의가 진행되는 동안 환경 단체들은 의회 건물 앞에서 “심해 채굴 중단”, “우리의 해양 보호” 등의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노르웨이 의회가 심해 채굴을 승인함에 따라 이 나라가 바다 밑에 있는 광물을 채굴해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세계 첫번째 나라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심해 채굴은 깊은 바다 밑에 있는 구리, 망간, 니켈 같은 광물을 잠수 로봇 등으로 채굴하는 걸 말한다. 이런 광물들은 전기차 보급이 늘고 풍력 등 재생 에너지 생산이 확대되면서 그 중요성이 더 커졌다.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나우루가 지난 2021년 공해에서 상업용 심해 채굴에 나서는 계획을 처음 내놨지만, 해양 생태계 파괴 우려 속에 아직 국제해저기구(ISA)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 기구는 올해 중으로 공해 상 심해 채굴에 관한 세부 규정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노르웨이해 중 자국의 배타적 경제수역 28만㎢ 지역에서 광물 채굴을 시도할 계획이다. 노르웨이 연안부는 지난해 초 이 해역에 구리, 아연, 코발트 등을 함유한 단괴가 상당히 많이 존재한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노르웨이 정부는 환경 문제를 신중하게 검토해 사업을 허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허가를 받은 사업은 의회의 사업별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국제 단체 ‘환경 정의 재단’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세계가 청정 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해 심해의 광물까지 채굴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광물 재활용 등을 통해 2022년부터 2050년까지 광물 수요를 58%까지 줄일 수 있다며 ‘순환 경제’ 구축을 강조했다. 이 단체의 스티브 트렌트 대표는 “최근 노르웨이 바다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채굴을 강행할 경우 바다 생물에 심각한 영향을 줄 걸로 우려된다”며 “심해 채굴은 감당할 수 없는 환경 피해를 주면서 불필요한 광물을 확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환경 단체 그린피스 노르웨이 지부의 프로데 플레윔 대표는 “사태는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심해 채굴에 대한 항의 물결이 이제 시작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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