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 폄훼부터 여성 혐오까지 줄줄이…망언에 발목 잡힌 한동훈 비대위?

구민주 기자 2024. 1. 10.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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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극단 언행’ 경고 무색…박은식 비대위원 “김구, 폭탄 던지던 분”
인재 1호 박상수 운영 커뮤니티 파장…“신도시맘 기획 이혼” 발언도 도마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박은식 비대위원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과 영입 인재의 과거 발언이 줄줄이 구설에 오르면서, 당 지도부도 총선을 앞두고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노인 비하' 논란으로 민경우 전 비대위원이 사퇴한 데 이어 이번엔 박은식 비대위원이 과거 백범 김구 선생에 대해 "폭탄 던지던 분이 국제 정세에 대해 잘 알까"라고 쓴 사실이 알려져 '역사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어 한동훈 비대위의 1호 인재인 박상수 변호사가 과거 격한 '여성 혐오' 발언으로 논란이 된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직접 문제적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돼 파장이 일고 있다.

박은식 위원은 지난 2021년 자신의 SNS에 이승만 전 대통령을 "국익을 위해 미국과 싸워가며 '대한민국 건국을 쟁취한 인물'"로 평가하면서 "김구? 폭탄 던지던 분이 국제 정세와 나라 돌아가는 시스템에 대해 잘 알까"라고 언급했다.

박 위원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역사적으로 제대로 된 대접을 못 받는 데 대한 안타까움을 말하려다 나온 표현"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앞서 그는 과거 "페미니즘? 전쟁 지면 집단 ㄱㄱ(강간)이 매일같이 벌어지는데 페미니즘이 뭔 의미가 있는데?"라는 주장을 해 이미 한 차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또한 지난해 10월 "남성성에 대한 존중, 결혼과 출산의 주된 결정권자는 남자"라고 주장한 것이 밝혀져 '여성 비하'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후 박 위원은 자신의 SNS를 비공개 처리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박 위원 사퇴 요구가 나오자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추후 (박 위원이) 말하는 과정과 내용을 듣고 평가해주기 바란다"면서 "민주당은 그에 대해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與 대변인 "달 가리키는데 왜 손가락 보나" 박은식 두둔

이번 '김구 폄훼' 논란을 두고 국민의힘 내에서도 비판과 두둔의 목소리가 이어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의 손녀인 국민의힘 소속 윤주경 의원이 박 위원을 직격했다. 윤봉길 의사는 1932년 4월 백범 김구의 지시를 받아 상하이 홍커우 공원에서 열린 일본 천장절 및 전승 기념식에 폭탄을 투척한 바 있다.

윤 의원은 9일 SNS 글을 통해 "1932년 5월4일 일제의 상해파견군 군법회의에서 예심관은 폭탄 던진 분에게 심문했다. '이번에 피고인이 행한 것과 같은 일을 해도 독립운동이라는 의미에서 말하자면 효과가 별로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했다.

윤 의원은 당시 윤봉길 의사의 대답을 인용하며 다음과 같이 썼다. "폭탄 던진 분은 대답했다. '물론 한두 명의 상급 군인을 죽여서 독립이 쉽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의 폭탄 투척이 직접적인 효과는 없지만 단지 조선의 각성을 촉구하고 더 나아가 세계 사람들에게 조선의 존재를 명료하게 알리기 위해서다. 지금 이대로는 타국을 봐도 조선은 일본과 같은 색으로 칠해져 세계 사람은 조선의 존재를 인정해주지 않기 때문에 이 때 조선이라는 관념을 세계 사람들의 머리에 새겨두는 것도 독립운동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폭탄 던진 분이 국제정세를 몰라서 폭탄을 던졌을까"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반면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박 위원 말의 전체 흐름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대변인은 10일 MBN에 출연해 "'달을 가리키는데 왜 손가락을 보나'라는 말이 있다"며 "박 위원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을 매국노로 평가하고 김구 선생을 신격화하는 흐름 속에서 보다 균형 있게 봐야 한다는 얘기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8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입당 및 영입 환영식에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인 박상수 변호사에게 당 점퍼를 입혀주고 있다. ⓒ연합뉴스

'인재' 박상수 운영 커뮤니티 '여성 혐오'로 도배

한편 한동훈 비대위가 '1호 인재'로 영입한 박상수 변호사의 과거 여러 발언들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그는 과거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수험생 및 재학생을 대상으로 직접 운영한 커뮤니티에 "이쁜 여자는 페미니즘을 하지 않는다", "30살 전 결혼 못 하고 아기 안 낳으면 남녀불문 아오지 탄광으로 보내야 한다" 등의 글이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커뮤니티는 지난 2018년 서지현 전 검사의 폭로와 관련해 "여자=잠재적 성매도충", "여자는 잠재적 영아 살인범" 등 여성 혐오 발언이 담긴 게시물이 지속적으로 올라와 논란이 된 바도 있다. 문제가 되자 박 변호사는 "지난해 상반기에는 로이너스 운영진 직을 내려놨다"며 "표현의 자유가 허용되는 공간에서 운영진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역할을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난해 7월엔 자신의 SNS에 "신도시 맘카페에서 부동산 상승기에 기획 이혼소송이 터져 나왔다. 오른 아파트 값에서 목돈을 재산분할로 받고, 양육비를 아이 한 명당 150씩 받아내면 한 달에 300씩 받으며 목돈을 굴리고 새 인생을 살 수 있다"며 신도시 맘들이 집값 급등기에 기획 이혼소송을 벌였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것으로도 확인됐다.

국민의힘 비대위는 지난해 말 민경우 전 비대위원의 '노인 비하' 발언 사태로 출범과 동시에 삐걱거린 바 있다. 민 전 위원이 지난해 10월 한 유튜브에서 "지금 가장 최대 비극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산다는 거다. 빨리빨리 돌아가셔야"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져 한동훈 위원장이 직접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고개를 숙였다.

한 위원장은 이후 "극단적인 혐오의 언행을 하시는 분들은 우리 당에 있을 자리가 없을 것"이라며 언행 경계령을 내렸지만, 이후에도 당내 새 인사들의 과거 발언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한 한 위원장의 사과와 문제가 된 인사들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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