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크리처' 작가 "일본 순위 놀라워…박서준·한소희, 할까 싶었다" [인터뷰]③

최희재 2024. 1. 10.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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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희(왼쪽)와 박서준(사진=넷플릭스)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그런 거 없고 작품이 좋으니까 하는 거예요’ 하더라고요. 제가 민망할 정도였어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경성크리처’ 시즌1 공개 인터뷰에서 강은경 작가와 정동윤 감독이 박서준·한소희 섭외 과정과 캐릭터 구성 비하인드 등에 대해 전했다.

‘경성크리처’는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 박서준이 경성 최고의 정보통 장태상 역을 맡았고, 한소희가 전문 토두꾼 윤채옥을 연기했다.

강은경 작가(사진=글라인)
이날 강 작가는 작품을 이루는 캐릭터들에 대해 “드라마에서는 우리 모두가 함께했다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장태상은 이 거리의 CEO 같은 존재다. 자기 몫을 해내는 사람들에게 적당한 대가를 보장해주는 존재다. 돈 때문에 움직였다는 게 아니라 확실하게 뭉칠 땐 뭉친다는, 권력을 가지고 폭력을 행사하는 자들에 대한 이들의 항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강 작가는 “독립군에 대한 부분도 고민이 많았다. 그러기에는 그들이 어렸고 젊었고, 권준택(위하준 분)도 아버지가 친일을 하던 배경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지 않나. 과격한 독립운동을 하던 인물이라는 설정이 있었다”며 “배신하는 행위가 아니라 그 안에서 실패했을 때 직면하게 되는 두려움, 그 이후의 모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끝까지 독립운동을 하지 않나. 거기에 좀 더 방점을 뒀던 것 같다”고 전했다.

‘경성크리처’ 포스터(사진=넷플릭스)
독립군을 기회주의자인 것처럼 묘사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이에 대해 강 작가는 “‘내가 저렇게 손톱, 발톱 다 뽑히고 고문을 당했을 때 어디까지 버틸 수 있지?’ 상상을 해보지 않나. 독립운동 하셨던 분들의 대단함은 너무 잘 알고 있는데 조금은 인간적으로 접근하고 싶었다. 얼마나 고통스럽고 참혹하고 비통스러운 일인지. 일본인 대 조선인이 아니라 사람으로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멋있게 영웅적으로만 그리는 것도 때로는 폭력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 두려움을 이겨낸 과정이 분명히 있었을 거고 때로는 서글프게도 동료의 이름을 말했을 수도 있었을 거고. 그럼에도 그 다음, 그 다음을 향해서 나아가지 않았을까 싶다. 저는 거기에 더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박서준(사진=넷플릭스)
‘경성크리처’는 공개 후 2주 연속 국내 넷플릭스 톱 10에서 1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비영어 부문에서도 톱 10에서 3위를 달성했다. 강 작가는 “시대물이 외국에선 관심이 없다더라. 그런데 저랑 감독님은 많은 분들한테 보여졌으면 좋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넷플릭스가 콘텐츠에 힘을 실어주는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군가의 입맛에 맞춰서 내놓은 작품은 아니다. 엄청나게 많은 노력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장 놀라웠던 건 일본 순위였다. 저는 외면당할 줄 알았다. 특별히 광고가 많이 나간 것도 아니라고 알고 있는데 수치가 의미하는 게 뭘까 싶었다. 또 일본 10대들 사이에서 731부대 구글링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힘이 됐고 ‘하길 잘했다’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한소희(사진=넷플릭스)
앞서 강 작가는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 시대물이라는 장르로 인해 배우들 캐스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그는 “박서준이 할까 싶었다. 일본에서 엄청나게 인기가 있는데...”라며 “처음 만났을 때 이 작품을 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지 않냐고 물어봤는데 ‘그런 거 없고 작품이 좋으니까 하는 거예요’ 답하더라. 이런 질문을 한 제가 민망할 정도였다. 한소희도 ‘이런 걸 우리들이 해야 하지 않아요?’ 했다. 이 친구들의 그런 결정이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정 감독 또한 “배우들이 너무 쿨하게 ‘그런 거 상관 없다. 이야기가 재밌어서 접근을 한 거다’라고 하더라. 저도 배우들이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반일 드라마는 절대 아니다. 그 목적으로 분위기를 조성해야겠다는 건 전혀 아니었고 시대의 아픔 속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을까에 집중했다. 2024년에도 느낄 수 있을 법한 것들이 1945년에도 있었던 것 같은데 이걸 어떻게 잘 보일 수 있을까 생각했다. 악역으로 나와주신 수현 배우에게도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최희재 (jupit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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