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오 DGB금융 회장 1심 무죄, 연임 파란불 켜질까?

1심 '외국공무원 뇌물 혐의' 김태오 DGB금융 회장 무죄
"전쟁 중 장수 안 바꾼다" 사법리스트 해소로 3연임 도전 가능

법원이 캄보디아 특수은행의 상업은행 인가 취득을 위한 로비자금을 현지 브로커에게 교부한 혐의로 기소된 김태오 DGB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함에 따라 김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이종길)는 오늘(10일) 국제상거래에 있어서 외국공무원에 대한 뇌물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태오 DGB 금융지주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당시 대구은행 글로벌본부장(상무) A씨, 글로벌사업부장 B씨, 캄보디아 현지법인인 DGB 특수은행(SB) 부행장 C씨에게도 무죄 판결을 했습니다.
김 회장 등은 2020년 4∼10월 대구은행 캄보디아 현지법인 특수은행의 상업은행 인가 취득을 위해 캄보디아 금융당국 공무원 등에 대한 로비 자금으로 미화 350만달러(41억원 상당)를 현지 브로커에게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법원은 상업은행 인가 자금이 기업활동에 쓰였고 개인적인 용도로 쓰이지 않아 뇌물이나 불법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말 임기가 끝나는 김 회장의 3연임 도전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DGB금융 관계자는 연령 제한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지만, 김 회장의 성과가 커 내부에서는 3연임도 가능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습니다.
2018년 5월 김 회장 취임 후 DGB금융 총 자산은 67조 원에서 100조 원으로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2017년 2,716억 원에서 2023년 3분기 기준 4,247억 원까지 늘었습니다. 또, 하이투자증권과 하이투자파트너스 등을 인수해 종합금융그룹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했고, DGB생명 등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해 안정적인 손익 구조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상생금융과 관련해서도 ESG 지배구조 1등급을 받고 국내 최초로 HIPO 프로그램 도입으로 지배구조 선진화와 투명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교보생명 출신인 김성한 DGB대표를 발탁하는 등 핵심 금융사의 CEO와 주요 보직은 낙하산 인사를 배제하고, 그 분야의 오랜 경험을 가진 인재를 등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웠다는 내부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DGB금융 내부와 지역 경제계에서는 '전쟁 중 장수를 바꿔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김 회장의 3연임 도전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다만, DGB금융 정관에 회장 연령을 ‘만 67세′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어, 1954년생으로 만 69세인 김 회장은 정관을 변경해야 연임이 가능합니다. 일부에서는 김 회장이 이런 규정 때문에 3연임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오늘 판결로 사법리스크 부담이 덜어진 만큼 김 회장의 도전 가능성도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DG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달 중순 중 롱리스트를 확정하기로 하고 내외부 후보군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형오 경제부장 [kim_hyoungoh@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