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크리처’ 작가X감독 밝힌 독립군 묘사 논란 “인간적으로 접근” [EN:인터뷰③]

사진=정동윤 감독/넷플릭스 제공

사진=강은경 작가/글라인 제공

[뉴스엔 이민지 기자]

※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22일 첫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는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흥행배우 박서준, 라이징 스타 한소희가 주연으로 나선 '경성크리처'는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 강은경 작가와 '스토브리그' 정동윤 감독이 만나 더욱 기대를 모았다.

시즌1과 시즌2가 동시 제작된 '경성크리처'는 최근 시즌1의 파트2를 공개, 2024년 서울로 배경을 옮긴 시즌2를 예고하며 마무리 됐다.

- 독립군이 고문으로 배신하고 독립군에 무관심하던 장태상이 그런 모습을 보이고. 또 본정거리 상인들이 장태상의 말을 듣고 사람들을 구하는걸 돕고 얻어맞기도 한다. 목적을 위해 주변을 희생시켰다는 지적이 있다 ▲ (강은경 작가/이하 강) 그 생각을 안 한건 아닌데 우리는 가끔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여러 사람들이 희생한다. 만드는 사람들은 상징성을 가지고 이야기를 다룰 수 밖에 없는 순간과 직면하게 된다. 현실에서는 쉽지 않지만 드라마에서는 '우리'라는 이야기, 우리 모두가 함께 해야 가능한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기에 장태상이란 인물은 본정거리의 보이지 않은 CEO 같은 인물이다. 모든걸 돈으로 해결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자기 몫을 해내는 사람들에게 적당한 대가를 보장해주는 존재였다. 확실하게 뭉칠 땐 뭉친다. 권력으로 모든 걸 억압하려고 하고 폭력을 행사하려는 세력에 대한 이들의 항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다수의 희생이라고 했지만 그들은 어쩌면 장태상을 믿었을거다. 옥에 갇히고 고문 당하는건 그 시대에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었던 것 같다. 언제든 당할 수 있었던 불합리한 상황이었다. 그런 걸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아니었던 것 같다. 독립군에 대한 부분도 많이 고민됐다. 그들이 많이 어렸고 준택은 부자고 아버지가 친일을 하던 인물이었다. 그리고 과격한 독립운동을 하던 사람이라는 설정이 있었다. 그 과격함에는 목적이 있었지 사람이 덜 보이지는 않았을까. 그들이 쉽게 배신하는 행위가 아니라 그 안에서 운동이 실패했을 때 그 안에서 직면한 공포가 있었다. 그게 뭔지를 제대로 안 이후의 준택 모습이 중요하다 생각했다. 그럼에도 그는 독립운동 하는 걸 멈추지 않고 그 길을 간다. 난 거기에 좀 더 방점을 두고 이야기를 끌고 갔다.

- 특히 독립군 묘사에 대한 안 좋은 반응이 있다 ▲ (강) 그 친구들이 다 20대다. 내가 '밀정'이라는 영화를 좋아하는데 작가가 그 상황에 들어간다면 내가 저렇게 손톱 발톱 다 뽑히고 저런 고문을 당했을 때 어디까지 버틸 수 있지 상상했을 때 그때 독립운동 하신 분들이 너무 대단하다. 그 대단함은 이미 잘 알고 있고 조금은 더 인간적으로 접근하고 싶었다. 이게 얼마나 고통스럽고, 참혹하고, 비통한 일인지. 일본인 조선인이 아니라 사람으로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그걸 또 너무 멋있게 영웅적으로만 그리는 것도 폭력적이라 생각했다. 그럼 우리는 다 그래야 하나. 그 분들은 그 두려움을 이겨낸 과정이 있었을거다. 때로는 서글프게도 동료의 이름을 불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일어나서 그 다음을 향해 나아가지 않았을까 거기에 좀 더 집중했던 것 같다 ▲ (정동윤 감독/이하 정) 초반에는 사람으로서 그걸 당하고 이겨낼 수 있을지 없을지에 대해 이야기 한 것 같고 더 중요한건 후반 준택이다. 고문을 겪은 후에 행동에 방점을 찍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 (강) 내가 레이어를 깐게 거기 나오는 인간들이 완성형의 사람들이 아니라 경계에 선 사람들이라는 코드다. 장태상은 가장 경계인이었고. 어떻게 보면 장태상은 다 외면하고 사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 누구보다 현실을 직시하고 있었다. 직시하고 믿었던 사람들은 알지 못했던 것을 새롭게 만나는 구도를 배치하기도 했다. 극적인 변화라기 보다 사람으로서 겪을 수 있는 변화에 조금 더 치중했다고 행간을 읽어주시면 될 것 같다.

- 700억 제작비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 (정) 부담감이 당연히 있다. 나는 아직 초보기도 하다. 꼼꼼히 따져봤을 때 경성 시대물이라는게 10년 정도 없었던 이야기다. 세트를 찾기도 힘들고 돈이 많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시대물이다. 크리처 VFX 작업이 필요해서 비용이 들어갔다. 시즌1,2가 합쳐서 제작비가 그랬는데 최대한 연출로서 합리적으로 해보려고 했다. 많은 제작비를 지원 받은 건 사실이고 넷플릭스에서도 투자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창작자로서 그런 것에 대한 스트레스를 안 받고 최대한 구현하게 해줘서 감사하다.

- 시즌2에도 크리처가 나오냐 ▲ (정) 나온다. 크리처가 또 그런 크리처는 아니다. 인간의 탐욕, 인간의 본연에 더 집중해서 이야기 했던 것 같다. 시즌2는 포커싱을 태상과 채옥이 다시 만나는 것, 잔재에 맞췄다. 2024년인데 과연 어떤게 변했고 어떤게 변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속도감 있게 7부작으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 스포일러가 되지 않은 선에서 더 이야기 해준다면 ▲ (강) 기억과 망각과 잔재(웃음) 그냥 보시는게 훨씬 재밌을거 같다고 생각한다.

- 시즌2가 시즌1과 다르게 가진 관전 포인트가 있다면 ▲ (강) 멜로에 대한 부분이 좀 더 들어올 것 같다. 단순히 남녀간의 사랑이라기 보다 앞서 말씀드린 기억이라는 키워드와 많이 닿아았다. ▲ (정) 시즌1,2를 같이 기획하고 제작했는데 원래 같으면 시즌2는 안 하고 싶은 생각이 강했을텐데 작가님이 현대 이야기로 제시해주셔서 더 매력포인트로 다가왔다. 또다른 하나의 새로운 이야기고 시즌1을 베이스로 시즌2를 바라봤을 때 응원할 수 밖에 없는, 마지막이 어떨지 궁금해지는 시즌일 것 같다.

1945년과 현재가 맞닿아있는 지점이 뭐라고 생각하고 접근했나 ▲ (강) 인간의 탐욕은 결국 인류애가 배제된 권력 이야기다. 그건 역사적으로 계속 반복돼 왔고 그런 권력욕은 대다수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히고 흔적을 남기며 지나갔다. 비단 과거 뿐 아니라 지금 시대도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생각한다. 1945년 경성의 봄이었고 1979년 서울의 봄이었고, 우리도 봄이 오겠죠.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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