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연속 늘어난 가계대출 ‘1095조원’...증가폭은 둔화

한은, 12월 금융시장 동향 발표
가계대출 3.1조원 증가...“9개월 연속 증가”
연말 상여금 등 계절요인에 기타대출 2조원↓
주담대는 5.2조↑...“증가 규모 둔화될 것”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2023.1.12 jjaeck9@yna.co.kr

[파이낸셜뉴스]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1095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다만 연말 상여금 등 계절적 요인으로 기타대출이 줄어들며 증가폭은 상당폭 둔화됐다. 주택담보대출은 지난달에도 5조원 이상 늘어났으나 지난해 4·4분기부터 이어진 주택 매매 위축으로 향후 증가규모가 축소된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3년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잔액은 1095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9개월 연속 증가세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대출금리 인상 여파로 지난해 1월(-4조6755억원), 2월(-2조7561억원), 3월(-7109억원)에 3개월 연속 감소하다가 4월부터 상승 전환했다.

다만 증가규모는 상당폭 축소됐다. 가계대출 증가폭은 지난 9월 4조8000억원에서 지난 10월 6조7000억원까지 오른 뒤 11월에 5조4000억원 증가하며 소폭 하락했다. 지난달에는 3조1000억원 늘며 2달 전과 비교해 증가폭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는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11월(-4000억원)보다 감소폭이 확대되며 12월에 2조원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고금리 영향이 지속된 가운데 지난달 연말 상여금 유입, 부실채권 매·상각 등 계절요인의 영향으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연말 상여금 유입 효과 등 계절적 요인의 영향으로 기타대출이 뚜렷하게 감소했다”며 “같은 효과가 1월, 2월 등 연초에도 발생하기 때문에 당분간 기타대출 둔화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간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한 주택담보대출은 지난달 5조2000억원 늘어난 850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10개월 연속 오름세로 증가폭은 11월(5조7000억원)보다 5000억원 감소했다. 전세자금 대출은 전월보다 1000억원 더 늘었다.

한은은 이달에도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 차장은 “예정된 아파트 입주 관련 집단대출 흐름으로 전체 주담대 증가규모 축소가 제어됐다”며 “다만 주택담보대출에 제일 큰 영향을 끼치는 주택거래량이 10월부터 위축되고 있어 금년 1월에도 둔화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제공.

기업대출은 지난달 5조9000억원 감소하며 1247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기업대출은 지난 11월 1조5000억원 증가했으나 기업의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한도대출 상환 등에 따라 운전자금 중심으로 감소하며 지난달 2조원 줄었다. 중소기업대출도 은행의 부실채권 매·상각, 기업의 연말 대출 상환 등으로 3조9000억원 감소했다.

윤 차장은 “기업대출은 2022년 12월말 9조4000억원 감소한 뒤 2023년부터 계속 증가하다가 지난달에 5조9000억원 감소하며 계절적 패턴이 12개월 단위로 반복되고 있다”며 “연말에 상환했던 자금이 연초에도 재취급되는 것으로 특별한 요인이 발생하지 않으면 이달에는 증가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채는 연말 기관의 투자수요가 줄었으나 일부 기업의 자금수요 등으로 9000억원 순발행했다. CP·단기사채는 연말효과 등으로 대부분의 업종에서 순상환하며 4조6000억원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