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은행권 가계빚 37조 늘었다 …주담대는 51.5조↑

작년 부동산 거래 늘며…주담대 51.5조↑
12월 가계대출3.1조↑…주담대 5.2조↑
12월 기업대출 5.9조↓…연말 재무 관리 작용
한은 "당분간 은행 가계대출 크게 늘지 않을 것"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지난해 은행권 가계대출이 37조원 늘며 1095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 모기지 시행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증가하면서 1년 만에 다시 상승 전환했다.

다만 증가세는 둔화 중이다. 지난해 12월 가계대출 증가 폭은 3조1000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증가폭이 크게 줄었다. 한국은행은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 모기지 시행에도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향후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파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1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 가계부채는 36조9000원 늘어나며 잔액기준 1095조원을 기록했다. 2022년 2조6000억원 감소에서 1년 만에 다시 상승 전환했다.

지난해 주담대는 51조5000억원 늘며 직전년(20조1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다만 기타대출은 2022년 22조9000억원 감소에서 지난해에는 14조5000억원 감소로 낙폭이 축소됐다.

기업대출은 지난해 77조5000억원 늘며 직전년(104조6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대기업은 31조9000억원 늘며 2022년(37조6000억원)과 비슷했지만, 중소기업은 67조1000억원에서 45조4000억원으로 줄었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2022년에는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주택 거래가 위축에 따라 가계대출도 많이 감소했지만, 지난해에는 주택 거래가 전년에 비해 늘며 은행 대출이 주담대를 중심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1월에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되고 높은 수요를 보이면서 대출 증가세의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덧붙였다.

월별로 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95조원으로 한달 전보다 3조1000억원 늘었다. 다만 11월 상승폭(5조4000억원)보다는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대출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1월(-4조6755억원), 2월(-2조7561억원), 3월(-7109억원) 감소하다가 4월부터 상승 전환한 바 있다.

12월 주담대는 전월보다 5조2000억원 늘어난 850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10개월 연속 오름세로 증가 폭은 11월(5조7000억원)보다 5000억원 축소됐다. 전세자금 대출은 전월보다 2조원 가량 감소했다.

국토교통부 따르면 10월과 11월 전국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각각 3만1000가구, 2만7000가구로 9월(3만4000가구)보다 줄었다. 11월과 12월 입주물량은 각각 3만9000가구, 2만5000가구로 10월(4만2000가구)보다 감소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2조원 줄며 잔액은 243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감소폭은 지난해 2월(-2조4000억원)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치다. 연말 상여금 유입과 부실채권 매·상각 등 계절요인의 영향이 작용했다.

윤 차장은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10월부터 주택 거래가 위축되고 있고 있지만, 입주가 예정된 집단대출 흐름 영향도 함께 작용하고 있다"면서 "주택 거래가 위축되고 있는 만큼 1월에도 주담대는 둔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은행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1월 신생아 특례 등 정책 모기지는 출산 가구에 한정되다 보니 향후 영향은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의 기업대출은 지난달 5조9000억원 줄며 1247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12월(-9조4000억원) 이후 1년 만에 감소세다.

대기업대출은 기업의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한도대출 상환 등에 따라 운전자금 중심으로 직전달 1조5000억원 증가에서 2조원 감소로 전환됐다.

중소기업대출은 지난해 11월 5조8000억원에서 12월에는 3조9000억원 감소로 전환됐다. 은행의 부실채권 매·상각, 기업의 연말 대출 상환 등이 영향을 미쳤다.

회사채는 연말 기관의 투자수요 감소에도 일부 기업의 자금수요 등으로 소폭 순발행으로 전환했고, CP·단기사채는 연말효과 등으로 4조6000억원 순상환됐다.

윤 차장은 "연말 상환했던 자금이 연초 재취급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1월부터 기업대출이 다시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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