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4000명 넘게 늘었다···대구 서구에 무슨 일이?
주택 재개발·재건축 영향 분석
제로섬…달서구서 상당수 흡수
16만4088명이 주소지를 둔 대구 서구는 대구광역시에 소속된 9개 기초 지자체 중 하나다. 지난해 대구에 편입된 군위군을 제외하면 중구·남구 다음으로 인구가 적다. 대구 서구는 전국 89곳의 인구감소지역 중 하나다. 인구감소지역은 인구감소율, 고령 인구, 출생률,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해 정부가 지정한 기초 지방자치단체다.
대구 서구는 지난해 등록 인구수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행정안전부가 10일 공개한 2023년 주민등록 통계 자료를 보면, 대구 서구는 지난해 주민등록 인구가 전년 대비 4261명이 늘었다. 지난해 전국 89곳 인구감소지역 중 9개 지자체의 인구가 늘었는데 대구 서구의 증가율(2.67%)이 가장 가팔랐다. 대구 서구에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행안부는 대규모 주택 재개발·재건축을 대구 서구 인구 증가의 한 이유로 추정했다. 대구 서구에 따르면 지난해 평리3동, 평리5동, 평리6동, 원대동 일대에 5개 아파트 단지의 입주가 시작됐다. 내년까지 5개 단지에 6960세대가 입주한다. 고속철도가 정차하는 서대구역이 2022년 개통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아파트 단지가 새로 조성되면서 인근 공장에서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급증하기도 했다.
https://m.khan.co.kr/local/Daegu/article/202311142053005#c2b
지난해 대구 서구에는 30대가 가장 많이 유입됐다. 연령대별 인구 현황을 보면, 지난해 30대가 2035명 증가했다. 40대(226명), 10대 미만(552명)도 함께 늘었다. 자녀가 있는 30~40대가 생활 여건이 개선된 신축 아파트 단지로 주거지를 옮긴 것으로 보인다. 대구 서구 관계자는 “기존 거주자가 입주 시기에 맞춰 돌아왔고 신축 아파트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가 많이 입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 예산도 지난해 인구가 증가한 인구감소지역 9곳 중 하나다. 충남 예산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함께 예산시장 살리기를 진행해 활력을 띤 곳이다. 이곳은 지난해 등록 인구수 7만6801명으로, 전년 대비 969명(1.25%)이 늘어났다. 70대 이상(316명) 다음으로 30대(294명)에서 인구가 많이 증가했다.
이른바 ‘백종원 효과’로 젊은 정주 인구가 유입됐다고 볼 수도 있지만, 충남 예산의 등록 인구 증가는 내포신도시 예산 권역에 생긴 아파트 단지 때문일 가능성이 더 크다. 인구 증가는 실제로 내포신도시가 있는 삽교읍 중심으로 이뤄졌다. 삽교읍은 2017년 7586명에서 지난해 6월 기준 1만5005명으로 인구가 늘었다.
전년 대비 등록인구가 1.54%(1330명) 증가한 부산 동구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부산 동구의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은 2475세대였다. 부산의 16개 기초자치단체 중 세 번째로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았다. 부산의 옛 도심인 동구는 대규모 북항 재개발을 비롯해 17개 구역에서 주택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택 개발을 통한 인구 유입은 인접 지자체 사이 인구 이동으로 이뤄지는 ‘제로섬 게임’에 가깝다. 신규 일자리 증가처럼 지역 경제·산업의 구조 변화를 통한 인구 유입이라기보단, 신규 주거지 조성으로 인접 지역 인구를 빨아들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대구 서구에는 인근 달서구의 인구가 상당수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구의 기초 지자체 인구 추이를 보면, 대구 달서구의 등록 인구는 전년 대비 9208명(-1.71%) 줄었다. 대구 내에서 북구(-2.62%) 다음으로 감소 폭이 컸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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