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텔’ 만들어 담합한 공인중개사 첫 실형 선고

회원제 운영… 비회원 요청 거절
모임 회장 징역 8개월 법정구속

연합뉴스

아파트 단지 내 회원제 모임을 만들어 회원끼리만 부동산 매물을 공유하고 높은 수수료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공인중개 카르텔’을 형성한 공인중개사들이 처음으로 처벌을 받게 됐다.

10일 서울동부지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항소심을 맡은 서울동부지법은 ‘가락회’라는 공인중개사 회원제 모임을 만들고 비회원과의 공동중개를 막은 혐의(공인중개사법 위반)로 모임 회장 A 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다른 두 명의 회원은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나머지 한 명은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이들 4명은 2020년 11월 가락회를 만들어 신규 회원에게 많게는 3000만 원의 가입비를 받고, 회칙을 어기는 경우 벌금을 내게 하는 식으로 모임을 운영했다. 비회원의 공동중개 요청을 거절하기도 했다. 부동산 중개 담합행위는 공인중개사법으로 금지돼 있다.

공인중개사의 조직적인 담합행위를 적발해 처벌까지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0년 2월 공인중개사법이 개정되면서 이 같은 담합행위에 대한 처벌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동부지검 관계자는 “중개사들의 담합행위는 회원들끼리 똘똘 뭉쳐 공동의 이익을 위해 운영되기 때문에 증거를 모으기가 어려워 이 사건 이전에는 기소까지 이뤄진 사례가 없었다”며 “앞으로 부동산 시장의 거래 질서가 바르게 유지되고 소비자에게 그 비용이 부담되지 않도록 조직적인 부동산 담합사건에 엄정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수한 기자 hanih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