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발표 앞두고 새해 첫 의료현안협의체···의대학장·교수단체 “350명 적절”

김향미·민서영 기자 2024. 1. 1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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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10일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의대정원 확충 규모 등을 주제로 제24차 의료현안협의체 회의를 하고 있다. 2024.01.10 한수빈 기자

10일 열린 새해 첫 의료현안협의체에서도 정부와 의료계가 의대 증원 방향을 두고 견해차를 드러냈다. 정부가 조만간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 규모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부 의사단체에서 ‘350명 증원’을 제안했다. 정부는 의대 증원 수요조사 결과와 큰 차이가 난다며 “의미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오후 4시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제24차 의료현안협의체’를 열었다.

정경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모두발언에서 “필수·지역의료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사 인력 확대는 많은 국민께서 적극적으로 원하고 바라시는 숙원 정책”이라며 “필수·지역의료 정책 패키지를 수립하고 의사 인력 확대 정책 또한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라고 했다. 이어 “그동안 의협이 필수·지역의료 살리기에 동참해왔던 것처럼 의사 인력 확대 정책에도 적극 협력해달라”고 했다.

양동호 의협 협상단장은 “우수한 학생들이 이공계와 자연과학을 포기하고 의대로만 몰려가는 상황”이라며 “의대 정원 확대가 필수 지역 의료를 살리기 위함이라는 정부의 처음 생각과는 달리 의대 정원 정책은 여러 당사자로 인해 이미 많이 변질해 버렸고 부작용도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현 정부 들어 의료현안협의체를 가동한 지 1년이다. 양측은 그동안 필수·지역의료 분야 인프라 확대 및 인력 지원, 근무여건 개선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의사 인력을 두고는 ‘신경전’만 해왔는데 이제는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놓고 논의해야 할 때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대협회)는 지난 9일 입장문을 내고 “총증원 규모는 의학교육 질 저하를 막고 교육현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2025학년도 입학 정원에 반영할 수 있는 증원 규모는 40개 의과대학에서 350명 수준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의대 정원은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의료계 요구로 351명을 감축하기로 했고 2006년 이후 20년 넘게 3058명이다. 의대협회 등이 제안한 350명 증원은 과거에 줄인 만큼만 되돌리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전국 40개 의과대학 증원 수요 결과, 대학들은 2025학년도에 최소 2151명, 최대 2847명의 증원을 희망했다. 의대협회는 “이 숫자는 참고사항일 뿐 논의의 출발이 되어서는 곤란하다”고 했다.

이날 의료현안협의체 회의에 참석한 서정성 의협 총무이사는 “‘350명’ 발표는 정부의 의대 증원 수요조사와 달리 실제적으로 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의대협회에서 발표한 내용들이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한숙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수요조사도 의학교육 현장의 여건을 고려한 결과였기 때문에 (350명 발표는) 현장과 굉장한 차이가 있다고 본다”며 “그 숫자에 전혀 의미 부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은 1000명 이상 증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10월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낸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에선 응답자의 24.0%가 ‘1000명 이상’ 증원해야 한다고 했다. 절반 이상(56.3%)은 현원보다 10% 이상(300명 이상)은 늘려야 한다고 답했다.

각 대학의 2025학년도 입학정원을 결정하려면 늦어도 이달 안에는 복지부가 의대 증원 규모를 결정해 교육부에 전달해야 한다. 정부는 대통령실 업무보고 과정에서 ‘의료개혁’과 관련해 토론회를 열 예정인데 이즈음 의대 증원 규모가 발표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다만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대 증원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김한숙 과장은 “(증원 규모) 일정을 정해놓고 거기에 맞춰 논의하고 있진 않다”며 “증원 규모 발표 일정을 정확히 추가적으로 말씀드릴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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